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6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울었다. 지난해 10월 대선 후보가 된 뒤 공식 자리에서 운 것만도 벌써 6번째다. 이렇게 자주 울어대니 당장 의심이 생긴다. 대선후보 이전에 이 후보도 인간이다. 자연스런 인간의 눈물인가? 그의 인성은 위기 상황을 빠져나가는 데 능수능란하다. 그러니 계획된 위선의 울음인가? 이번엔 노 전 대통령 무덤까지 굳이 찾아가 울었다니 계획한 위장 눈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감정에 북받쳐 자리를 안 가리고 우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흔하디흔하다. 한국 사람은 눈물이 많다. 남의 슬픈 일도 눈물을 흘려야 더 동정한다고 한다. 이 후보도 그런 국민 정서에 올라타 감성팔이에 나서고 싶은 욕심이 클 것이다.

그러나 새삼 무슨 눈물이 또 나는가? 지나치다. 허나 이번에는 꼭 울어야겠다고 작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이다. 그것도 노무현의 무덤까지 가서. 2002년 대선 때 ‘위선의 대명사’인 노 후보는 생뚱맞게 기타 치며 우는 ‘눈물 쇼’로 득을 봤다. 순진한 국민을 속였다. 약삭빠른 이 후보가 그런 과거를 놓칠 리 없다. 부정부패로 신뢰는 바닥이니 감성팔이로 반전시키고 싶을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노무현 목소리를 흉내 내 만든 가짜 이 후보 지지 영상이 친노 세력의 화를 크게 돋웠다. 친문과 민주당 지방당원들의 지지 이탈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꼴이다. 그는 다급했을 것이다. ‘무덤’이란 극적 배경 앞에서 ‘눈물’로 용서를 구할 만큼.

결국 그가 운 것은 국민을 향한 반성과 참회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진정성이 없었다. 얄팍한 정치계산의 위장 눈물일 뿐이었다. 단지 친노들에게 아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국민이 속아주길 바랐던 것이다.

선거만 되면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울음을 터트린다. 이골이 난 국민은 이제 잘 안 속는다. 정치인의 공개 울음은 허약함을 드러내는 정치 약점. 계산된 눈물은 정치 독약이다. 대통령 후보가 계획한 위선의 눈물은 더욱 그렇다. 이 후보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더는 울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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