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들의 서울 주택 매입 비중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
외지인들의 서울 주택 매입 비중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들의 서울 주택 매입 비중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압력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 쏠림 현상은 여전한 것이다.

9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택 매매 12만6834건 가운데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들의 매입은 27.1%인 3만437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매입 비중은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서울 주택에 대한 외지인 매입 비중은 2016년 17.0%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해인 2017년 19.3%로 올랐다. 이후에도 2018년 21.3%, 2019년 24.0%, 2020년 25.7%, 2021년 27.1%로 5년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서울 25개 구(區) 가운데 외지인 주택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로 9583건 중 33.5%인 3214건이 타지역 거주자의 매입이었다. 강서구 주택 매매 3건 중 1건은 외지인이 사들인 것이다. 같은 기간 도봉구(32.8%), 양천구(32.4%), 구로구(32.1%), 용산구(31.8%), 관악구(31.0%)도 외지인 매입 비중이 30%를 넘었다.

서울 주택 매매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서도 외지인들의 서울 주택 매입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것은 무엇보다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주택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과거의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오세훈표’ 도시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의 시세 통계 기준으로 서울 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2020년 12월 7억327만원에서 지난해 12월 8억8184만원으로 1년 새 25.4% 급등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지방에서는 서울로, 서울에서는 강남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집값이 꺾이는 분위기이지만 외지인들의 서울 주택 매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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