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노년의 자유를 謳歌하며 사는 사람을 보고 싶다면
[책 한 권] 노년의 자유를 謳歌하며 사는 사람을 보고 싶다면
  • 박석근 문화 에디터
  • 승인 2018.02.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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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스키

[박석근/본보 문화에디터]

노년의 자유를 구가(謳歌)하며 사는 사람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 거기에 조르바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이 책은 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일을 쓴 것이다. 에게해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갈탄 광산을 운영하려는 ‘나’와 일꾼 ‘조르바’가 함께 지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른바 먹물인 나는 책과 사색 속에서 자유를 구가하고 있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법밖에 모르던 나는 상속받은 갈탄광산을 개발해 사업가로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

추운 겨울, 부두에서 나는 조르바를 만난다. 조르바는 마침 그때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둘은 서로 의기투합하여 함께 크레타 섬으로 간다.

크레타 섬에서 광산 일을 하며 나는 조르바와 함께 동고동락한다. 조르바는 계획에 얽매이거나 성공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실패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술과 음악을 즐긴다. 여자 앞에서는 앞뒤 재지 않고 수작을 부린다. 조르바에게 어제와 내일은 없다. 그의 삶은 오직 현재에 충실할 뿐이다.

조르바는 야성의 자연인이다. 그 삶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다. 조르바에게 매일 아침 뜨는 태양은 어제의 태양이 아니라 오늘의 새로운 태양이다. 자고 나면 늘 오가는 길 또한 새로운 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신비롭기만 하다. 그가 술에 취해 추는 춤은 신들린 무당의 그것과 같다.

자유분방한 조르바와 이성적인 나는 사사건건 의견 충돌을 빚지만,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사는 조르바의 모습은 책 속의 진리에 갇혀있던 나에게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나는 조르바의 삶이 부럽기만 하다. 하지만 나는 조르바처럼 살지 못한다. 이것저것 재는 게 너무 많은 것이다.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자유는 책 나부랭이 따위에 있지 않다고. 그동안 책과 씨름하며 보낸 세월이 억울하지만, 조르바에게 자유를 조금씩 배우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나는 조르바의 삶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유가 어떤 것인지를 깨닫는다. 조르바는 행동으로 자유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다.

광산사업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빈털터리가 된다. 조르바는 낙담하지 않고 고기를 굽고 포도주를 마시며 춤을 춘다. 나는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린 자유인 조르바의 모습을 본다. 나 역시 고기를 뜯고 춤을 추며 해방감을 느낀다.

이후 나와 조르바는 크레타 섬을 떠나 각자의 길을 간다. 훗날 조르바는 죽었고, 그가 분신처럼 여기던 악기를 준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는다.

니코스 카잔차스키
니코스 카잔차스키

대개의 명작이 그러하듯 이야기는 단순하다. 카잔차키스는 조르바의 말을 통해 ‘자유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구구절절한 명언 가운데 몇 가지만 소개해 보자.

―두목, 산다는 게 뭔지 알아요? 허리띠를 풀고 말썽을 만드는 거예요. 산다는 게 곧 말썽인 셈이죠.

― 책 따위는 쌓아놓고 불이나 싸질러 버려요. 그러면 알아요? 혹시 인간이 될지?

― 나는 어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바로 이 순간입니다.

여성비하적인 말도 여러 군데 나온다. 그 중 한 소절을 소개하면 이렇다. 조르바는 그동안 함께 잠자리를 가진 여자들의 음모를 모아 베개 속에 넣어두는 고상한 취미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또 이런 말도 서슴없이 한다. 과부에게 수작을 걸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어찌 보면 산전수전 다 겪은 늙은이의 기행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조르바의 말은 자유의지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이 출판될 당시 동방정교회는 카잔차키스를 비난했다. 조르바의 난잡한 행동을 신성모독으로 보았던 것이다. 카잔차키스는 평생 노벨문학상 후보에 2번씩이나 올랐으나 결국 수상하지 못했다.

카잔차키스는 결국 그리스정교회로부터 파문당했다. 작품 출간이 일시적으로 금지되기도 했다. 사망 후 시신은 성당 내의 묘지에 묻히지 못한 채 크레타 섬 외곽 공동묘지에 묻혔다. 오늘날 크레타 섬을 찾는 관광객들은 이 묘지를 꼭 방문한다.

카잔차키스의 묘비문은 이렇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살아생전 자유를 갈망했던 정신이 잘 표현된 문구라 하겠다.

카잔차스키의 묘
카잔차스키의 묘

카잔차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평생 세 사람에게 영향을 받았다. 예수그리스도와 부처, 그리고 조르바다.

보잘것없는 늙은 노동자 조르바를 예수와 부처와 같은 반열에 올린 카잔차키스의 사상이 우러러 보인다. 

sgp@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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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재 2018-02-04 10:25:23
한반도기는 태극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북한 김정은 살인집단에 먹혀 들어가야 하나? 한민족이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