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CPTTP가입 위해 정치적으로 日요구 수용
한국 "CPTPP 가입과 수입규제 해제는 별개"

일본 후쿠시마현 오마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011년 방호복 입은 인부들이 오염수 처리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 옆을 지나가고 있다.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 주체인 도쿄전력은 2011년부터 시작된 해체작업이 30~40년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EPA=연합
일본 후쿠시마현 오마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011년 방호복 입은 인부들이 오염수 처리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 옆을 지나가고 있다.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 주체인 도쿄전력은 2011년부터 시작된 해체작업이 30~40년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EPA=연합

일본 정부가 대만의 일본 후쿠시마(福島)산 식품 수입허용 결정과 관련해, 중국·한국에 수입금지 해제를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8일 정례 기자회견에 따르면 작년 11월 이래 중국 측에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금지 해제를 요구해왔다. 한국 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앞서, 같은날 오전 대만 정부가 후쿠시마 일대에서 생산된 먹거리의 수입을 허용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해 일본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대만은 해당 수입금지를 풀되, 후쿠시마를 포함한 5개 현으로부터 수입되는 식품 전량에 통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위험 요인이 있다고 판단하는 상품에 대해선 방사선 검사 결과·산지 증명서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로써, 2011년 3월 원전 사고 이후 해당 지역 농수산물 등 식품 수입을 금지해온 대만이 10년 만에 조치를 해제한 것이다. 대만 정부는 세계적으로 후쿠시마 식품 수입이 점진적으로 허용되는 추세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CPTPP 가입을 위한 정치적 선택이다.

독립 추구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대만의 대중 경제 의존도를 낮춰가기 위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및 CPTPP 가입을 최대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의 지지가 절실하다. 역으로 일본은 대만 측의 후쿠시마 식품 수입 허용이 필요한 처지였다.

대만 정부가 미중대결 신냉전 속에 국익을 위한 판단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020년 12월 성장 촉진제 락토파민이 포함된 미국산 돼지고기도 수입허용을 결정하자, 미국은 작년 6월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미국·대만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회담을 재개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미·대만 FTA에 이어 대만의 CPTPP 가입 논의 역시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CPTPP 가입과 일본 수산물 수입규제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게 한국 정부다. 일본은 IAEA로부터 평가를 받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안정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들이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의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의 안전성 검토를 위해 14일부터 18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은 지난해 4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보관이 더 이상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오염수 방출 결정을 내렸으나,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다.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 주체인 도쿄 전력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해체 작업은 30~40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PA=연합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 주체인 도쿄 전력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해체 작업은 30~40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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