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이 신문이라면, 우리 집 두루마리 화장지는 팔만대장경이다." 이 우스개가 나돈 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렵이었다. 탄핵 소동 자체가 언론의 난(亂)이라는 걸 알던 사람들이 주류언론에 대한 환멸을 그렇게 표현했다. 그렇다. 지금 나라 위기는 두 가지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깃발을 들려는 확실한 자유우파 정당이 없다는 것, 그런 매체 역시 전무(全無)하다는 것, 둘이다.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그걸 확인하는 게 우리의 고통이었다. 수 십년 구독해온 조중동 절독(絶讀)을 선언한 사람들의 소태 씹는 표정도 나는 잊을 수 없다.

그걸 재확인했던 게 지난해 4월 총선 때 조중동의 배신이었다. 저들은 자유우파의 등짝에 서슴없이 칼을 꽂았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당 전신)을 꼰대당이라고 조롱하고, 한국 보수는 1970~80년대식 반공만 외치다가 저 지경이 됐다는 비아냥도 늘어놓았다. 총선에서 패배한 당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지만, 놀랍게도 저들이 한겨레나 경향신문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그러하니 반신불수된 제1야당 국힘당의 상황은 개탄거리도 못 된다.

그걸 또 한 번 확인했던 게 얼마 전 당대표 이준석의 발언이다. 그는 7월 일본 신문과 인터뷰에서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박정희를 꼽았다. 한국 경제발전을 선도한 이유까지 든 건 좋았는데, "독재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아쉬움이 있다"는 사족을 덧붙였다. 그가 뭘 모른다는 소리다. 이건 그의 개인적 한계만이 아니라 부국 대통령 박정희를 떠매고 갈 정치세력이 없다는 것, 그리고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는 걸 보여준 대목이다. 더 가관은 상당수 언론이 그 발언을 설화(舌禍)로 몰고 가는 분위기인데, 거의 졸도할 지경이다.

솔직하게 내 심경을 고백한다면 대한민국이 이렇게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리는구나 싶어 가슴 철렁하다. 이런 와중에 ‘자유일보’가 창간됐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깃발을 들겠다는 작심을 확인했으니 축하하는 마음 당연하다. 조언할 건 고전적 신문제작의 시대는 끝났다는 점이다. 좌빨이 해왔던 저 극악스러운 선전선동을 정확히 거꾸로 되갚아주는 게 요체다. 오케이? 그게 내가 아는 새 시대 종이신문의 문법이다. ‘자유일보’의 분전을 기대한다. 새 종이신문의 창간을 거듭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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