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여명

문재인 정권이 청년들의 지지를 잃기 시작한 시점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스포츠는 ‘땀과 노력의 결실’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영역이다. 그런데 문 정부는 선수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며 4년간의 노력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킨 것이다.

‘평화를 위해’라는 정치적 명목에서. 그 시도에서 청년은 국가가 공정을 무너뜨리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두려워했고, 분노했다. 정치 만능에 빠진 현 정권에 의한 스포츠 영역의 정치화였다.

4년이 지났다. 요며칠 ‘눈 뜨고 코 베이징 올림픽’에 전국민이 아연실색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에게는 ‘대중국 분노공감지수’가 결여돼 있는 것 같다. 민주당 소속 안민석 의원은 쇼트트랙 국가선수들이 중국 측으로부터 사실상 금,은메달을 강탈당한 사태에 대해 뜬금없이 "삼성의 쇼트트랙계 지원 중단이 근본 원인"이라는 실언을 했다.

이에 앞서 사건이 벌어진 7일에는 김용민 의원이 개인 SNS에 "국힘(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매일매일이 중국올림픽을 보는 심정일 겁니다. 불공정이 일상이 될 것입니다."라고 올렸다가 지지자의 지적을 받고 게시글을 수정했다.

‘국민이 화나 있는 것 같긴 한데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동참하는척하며 보수를 까보자!’의 정신상태가 아닐는지 싶다. 평창 때부터 청년의 분노 기저에 뭐가 있는지 관심도, 이해할 지력도 없으니 저런 헛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굳이 금번 쇼트트랙 사태의 ‘정치적 원인’을 찾자면 중국, 그러니까 공산당이 통치하는 국가에게 스포츠란 정치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권 주류 세력인 386운동권이 대학시절 열렬히 탐독했던 공산당 서적들을 생각하면, 4년 전 남북단일팀을 몰아붙이던 그 모습도 딱하지만 이해는 간다.

공산전체주의 국가에게 스포츠는 곧 정치이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국제무대에서 ‘축구 지면 아오지 탄광행’이 우스갯소리가 아닌 실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공산당이 통치하는 국가에 ‘중국몽’이니, 자국을 지칭해 ‘대국을 모시는 소국’이니 해온 지난 4년이었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자신들에게 알아서 기는 국가에 더 잔인했다. 특히 이 정권의 친중국 행보로 한미동맹의 벌어진 틈은 그 틈만큼 중국의 선의를 얻은 것이 아닌, 그 틈으로 인해 중국은 한국을 외교적 변수로조차 생각하지 않게 됐다.

‘짓밟아도 찍소리 못하는 국가, 무시해도 되는 국가.’

이런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은 누가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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