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임상실험 자료 확인 못해...미국인에 그대로 적용도 무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개발된 신약의 임상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다며 중국산 의약품 승인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FDA 본부. /로이터=연합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개발된 신약의 임상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다며 중국산 의약품 승인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FDA 본부. /로이터=연합

미국이 중국에서 임상 실험을 한 신약의 승인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임상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며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미중 갈등이 바이오산업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보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의약품 안전 관리 업무를 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을 중국에서 진행 중인 제약사들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FDA에서 암 관련 의약품을 담당하는 리처드 패즈더 실장은 중국에서 시행된 임상 자료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의학저널(BJM) 역시 지난 2016년 중국 의약품 감독기구에 접수된 중국 의약품 신청자료 중 80%가 조작·결함·불충분 등의 문제를 가진다는 지적을 했다.

실제 임상 결과와 감독기구에 제출된 자료의 수치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 중국인만을 상대로 한 임상 결과가 미국인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또한 미지수다.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FDA의 입장은 향후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영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일라이릴리·노바티스·AG NVS 등 중국 의약품의 미국수입을 노리던 서방 제약사들의 계획 역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일라이릴리는 올해 중국에서 개발된 폐암 치료제를 올해 미국에 도입해 시판 중인 유사 의약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작정이었다.

"일라이릴리와 중국 업체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가 공동개발한 면역관문 억제제 신틸리맙은 단일국가 대상의 실험 결과로 나온 약이다. 다양한 인종이 사는 미국에 적용하는 덴 무리가 있다", "신틸리맙은 미국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를 만족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임상에 성공해 중국 감독기구의 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FDA의 승인을 받기 위해 추가 임상실험이 필요할지 모른다. WSJ는 엄격해진 FDA의 기준이 미국과 중국 간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DA가 중국에서 개발된 신약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 경우, 수십억 달러 수준의 미·중 간 약품무역에 미칠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산업 굴기’를 노리는 중국 당국은 최근 의약품 연구개발에 열심이다. 자국의 관련 연구와 산업을 독려하며, 아프리카·동남아·남미 등 저개발 국가들에게 백신을 적극 공급해왔으나, 중국산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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