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가 13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단일화’를 기습 제의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여론조사 국민경선으로 ‘야권 단일후보’를 뽑자는 것. 명분은 마땅하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과 제의 시점 등에서 석연치 않다. 진정성이 부족하다. 그러니 윤 후보 측의 거절이 당연해 보인다.

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내각제 개헌’ 등을 고리로 단일화 거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종북좌파들과 손잡으려는 안 후보의 정치정체성은 무엇인가? 대통령이 되겠다더니 무슨 내각제인가? 큰 의혹을 불러일으킨 대선행보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 후보로부터 등을 돌려 윤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을 하니 의도와 목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경선이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는 있다. 어느 정도 야권 결집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30%포인트가 넘는다. 그런 상황에서 국민경선은 무의미하다. ‘정권교체’를 위해 쏟아야 할 시간과 힘의 낭비이다. 사실상 하나마나 한 경선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안 후보도 경선에서 지지도를 뒤집을 수 있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갑작스런 제안을 하니 속이 뻔히 보인다. 그는 이재명 후보와의 물밑 거래에 따른 의혹을 피하면서 야권 후보 대열에 계속 남아 있기 위한 정체성 세탁이 필요했을 것이다. 잠시라도 국민을 속이기 위한 얕은꾀다. 만약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착각이 지나쳐 선거에 결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을 했는가? 그렇다면 정치오판이다. 이미 많은 국민이 그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아버렸다. 지지도는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하필 후보 등록 첫날에 제의했다.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끌기 위한 ‘볼거리’ 만들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

"안 후보 제안이 아니면 말고 식"이란 비판이 따르는 것도 진정성이 부족해 보이는 탓. 정권교체란 명분을 중요시했다면 그냥 ‘단일화 밀알’이 되어야 한다. 안 후보의 갈 길이다. 그에게 절실한 것은 냉정한 현실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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