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與, 훼방과 공작 경계…통 큰 단일화 필요"
홍준표 "안철수, 야권 단일화 제안 늦었다”
安 측 “역선택 피해볼 사람은 安…역선택 방지 모항 없는 룰이 국힘 방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오른쪽)가 지난해 12월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사회복지비전선포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동상이몽(同床異夢)’ 하고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두드러지고 있다.

안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윤 후보는 ‘통큰 담판’으로 풀어나가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단일화 방식은 여권이 바라는 시나리오라고 규정하는 반면 국민의당은 "역석택으로 피해볼 사람은 윤석열 아닌 안철수"라고 주장하며 기존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제안을 두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4일 "단일화 방식에 있어서는 안 후보님 제안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권 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안 후보가 제안한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는 정권교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여론조사 단일화시 ‘역선택’ 가능성을 우려했다. 야권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아닌 경우 역선택만을 위한 지지자들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권 본부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소모적 논쟁이야말로 민주당과 이 후보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일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훼방을 놓고 어떤 무도한 공작과 농간을 부릴지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정권 교체를 이룰 가장 확실하고 바른 길이 무엇인지 헤아려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양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라며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후보의 야권 단일화 제안이 늦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형식의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한 지지자가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으로 단일화를 제안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늦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안 후보의 제안대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할지라도 결코 안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안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횡보하는 등 정체 양상에 빠진 부분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경계하는 ‘역선택’에 대해 "역선택에 피해 볼 사람은 안철수 후보지 윤석열 후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후보가 제안한 방식은 우리가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민의힘에서 쓰는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괄선대본부장은 "서울시장 단일후보 경선할때 그쪽(국민의힘)에서 원하던 방식을 수용해서 해준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안철수 후보가 오세훈한테 졌다. 그러니까 안철수 후보가 진 방식으로 하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아직 확고한 입장 정리는 안된 것 같다"라며 "윤 후보가 그냥 받아주면 빨리 진행될거고, 의사가 없다면 빨리 결정을 보는게 좋다. 국민들 피로도가 높다"라고 윤 후보 측을 압박했다.

이 본부장은 안 후보가 전날 전격적으로 단일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지금 시점에 단일화에 대해 명확히 하지 않으면 단일화 프레임에 더 갇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정면돌파 한 것"이라며 "선제적 제안을 하고 거기서(국민의힘) 응하면 국민 판단에 맡기고 거기서 거부하면 그냥 완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유튜브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선은 구체적 종식과 정권 교체라는 두 개의 대의가 있고 이는 압도적 승리가 뒷받침돼야 가능하지만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실현하기 힘들다"며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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