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
강량

가족, 종교단체, 시민공동체 등과 같이 건전한 집단의식 속에서 개인의 가치는 명징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비합리적인 집단적 쏠림현상 속에서 개인의 가치를 찾기란 모래 속에서 바늘 찾기처럼 어렵다.

그래서 소위 대깨문이라는 집단의 탄생은 불문곡직 이성을 닫아버리고 감성과 이재를 향한 쏠림현상만을 쫓아다니는 거친 인간들의 야성적 본능이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본다.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반복되는 정보의 유입은 세뇌를 통한 노예의 길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대깨문들이 종교계에도 많이 진출해 있다는 사실이다. 불교나 기독교와 같은 고등종교야말로 이성과 합리성이 바탕되지 않으면 종교로서의 존립이 불가함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종교계에서 대깨문들이 활약하고 있다. 그래서 분별력을 상실한 종교단체, 특히 대께문들이 활동하는 대형기독교회들이 진정 종교단체인지 아니면 교세확장용 사업단체인지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교세가 확장되고 그 속의 양떼들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온전하게 편히 살수만 있다면 목회자의 사회공동체에 대한 사명은 다한 것인가? 국가공동체가 타락하고 국민이 인민으로 바뀌어도 괜찮은 것인지, 문 정권 5년 동안 한국 대형교회들은 그 흔한 연합성명서 하나 내지 못했다.

프랑스 루이14세 당시 성직자들이 왕권신수설을 옹호하자, 우매한 백성들은 왕권신수설이 하나님의 의지인 줄 알고 속아서 믿었다. 그것도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사회혁신의 주도권을 잡기 전까지 수백 년 동안 기만으로 가득 찬 교회와 성직자들이 시키는 대로, 바보처럼, 노예처럼 그대로 믿었다.

지금 한국교회가 그 지경에 빠진 건 아닐까? 정교분리는 교황청의 세력 확장으로 열세에 몰린 왕권수호자들이 종교의 간섭을 줄이고자 정치와 교회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니 21세기 현재 자유민주적 시민사회에서는 이런 정교분리 자체가 모순이다.

더 이상 정교분리라는 핑계로 고등종교가 문 정권의 위선과 기만, 인민독재 뒤에 숨는 것은 종교 본연의 기율과 목적을 저버리는 죄악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사악한 무리를 응징하는 엄중한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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