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사진 자료를 보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연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사진 자료를 보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연합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던진 ‘단일화 제안’이 단 한걸음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15일부터 3·9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했지만 두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논의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던진 단일화 제안 자체가 본인의 손해는 조금도 감수하지 않겠다는 자세라며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안 후보 역시 얻을 것이 전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단일화 제안과 관련 "윤 후보가 가능한 빠른 시간 내 결심을 밝혀야 한다"고 재촉했다. 안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 소재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야권 단일화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은 (윤석열) 후보가 말해야 한다. 대통령 후보가 제안했으니 그쪽(국민의힘)도 후보가 하겠다, 하지 않겠다를 말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한지 이틀이 지났지만, 국민의힘 측은 이 제안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안 후보가 언급한 ‘전 국민 대성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는 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측에서는 국민의힘이 단일화 의사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그분들의 언사를 보면 단일화 의사가 없는 것 같다"며 "이분들은 정권을 잡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단일화를 얘기한 이유는 정권을 잡은 다음에 국정운영까지도 생각한 것"이라며 "한 사람만으로 180석이나 가지고 있는 야당을 상대하면서 국정을 운영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국민의당 측의 이런 입장에 대해 애초에 안 후보가 손해를 보지 않을 방향만 생각해 단일화 제안을 던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안 후보측의 단일화 제안을 두고 "3위 동메달이 금메달을 뺏을 수 있는 길을 생각한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 "첫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단일화 압박에 시달리니까 내가 이제 단일화의 주도권을 잡고 가고, 나로선 단일화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첫 번째 그 연장선에서 만약에 단일화가 안 돼도 오로지 윤 후보의 책임이고, 내가 불성실한 건 아니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 혹시라도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단일화가 되면 그럼 요행수라도 후보가 될 여지도 없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기존의 ‘대선 완주’ 입장에서 물러나 ‘단일화 제안’을 한 것처럼, 선거운동 기간이 지날수록 극적 반등이 없다면 단일화에 대해 좀 더 열린 자세를 갖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안 후보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DJP 연합’ 방식의 단일화 모델에 대해 "제 고려사항이 아니다"면서도 "만나자는 제안이 오면 그때 생각해보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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