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이 딱 걸렸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14일 보훈처가 국회 정무위에 보고한 감사자료에 따르면, 김 회장은 국회 카페 수익금으로 조성한 비자금을 이용해 무허가 마사지 업소를 여섯 차례 나 드나들었다. 한 차례 전신 마사지를 받는 데 10만 원씩, 총 60만 원을 썼다. 이 카페는 독립유공자 후손의 장학사업을 위해 국회에서 운영해왔다.

김 회장은 이 공금을 횡령하여 각종 행사에 다양한 한복도 입고 나왔다. 한복·양복 구입비로 440만 원, 이발비로는 33만 원을 지출한 내역도 포함돼 있다. 김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은 총 6100여만 원. 이중 2380여만 원을 자신이 설립한 협동조합 관련 경비로 썼다. 독립유공자 자녀 장학사업을 한답시고 비자금을 조성하여 그중 40%를 제멋대로 쓴 것이다.

비자금 조성과정도 엄청 잔머리를 굴렸다. 국회 카페인 ‘헤리티지 815’를 중간 거래처로 활용해 커피 재료상과 허위 매출·과다 계상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다른 사람의 계좌를 거쳐 김 회장의 개인 명의 통장으로 입금했다. 정말이지 이런 철면피(鐵面皮)도 드물다.

보훈처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김 회장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광복회개혁모임·광복회정상화추진본부·광복회재건비상대책모임 등 김 회장 반대 광복회 3개 단체 회원들은 ‘김원웅퇴치 집행본부’를 결성했다. 이들은 김 회장이 자진해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며 1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무기한 점거농성에 돌입키로 했다.

김 회장도 세(勢) 불리를 느꼈는지, 임시총회 개최 요구를 수용키로 한 모양이다. 광복회는 총회 대의원들에게 오는 18일 오전 11시 광복회관에서 ‘광복회장 불신임안’ 투표를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한다고 공문을 보냈다. 전체 대의원(61명)의 3분의 2 이상인 41명이 해임에 찬성하면 가결된다. 광복회 정관이 그렇다 해도 김 회장은 18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즉시 사퇴’하는 것이 정답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김 회장 한 사람 때문에 순국선열에게 낯을 들 수가 없다. 김 회장은 즉시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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