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일부 철수 검증 못해.. 침공은 명백히 가능한 상황"
우크라, 유럽안보협력기구에 러 포함 '3자 긴급회의' 요청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일을 16일(현지시간)로 예측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일부 훈련 병력을 복귀 중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병력 철수 발표를 언급하면서 "좋은 일이긴 하지만 아직 검증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배치는 여전히 위협적이며 러시아군 15만 명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우크라이나를 포위해 있다", "침공은 명백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의 러시아 병력 축소만 입증되면 협상의 성공으로 간주하겠다는 게 미국의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외교적 해법을 버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러시아 국민)당신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유혈 낭자한 파괴적인 전쟁을 원할 리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분과 이유가 없다"고 호소하며 "국제적인 규탄에 직면할 것"등 단호한 대응을 재천명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불허 방침 또한 재차 언급됐다.
이날 "돈바스’ 등지에서 자국민 피살 시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가 공표했다. 돈바스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사실상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일컫는다. 이 지역에서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용병 활동이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돈바스 지역에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의 간헐적 충돌이 이어지며 사상자가 끊이지 않았다. 돈바스 지역 독립을 우려해 온 우크라이나는 이날 옵서버 역할을 해온 유럽 안보협력기구(OSCE)에 러시아와의 3자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한편 같은 날 우크라이나 국방부 웹사이트와 은행 2곳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국방부·우크라이나군 사이트, 최대 상업은행인 프리바트방크, 대형 국영은행인 오샤드방크 등에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공격 주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배후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