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에서 난 산불이 밤새 되살아나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16일 영덕군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4시께 산불이 번질 우려가 있는 영덕읍 화천3리 15가구에 대피령을 내렸고, 오전 9시 30분께 화수1리 120가구, 화수2리 63가구에 대해서도 대피령을 발령했다. /산림청
경북 영덕에서 난 산불이 밤새 되살아나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16일 영덕군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4시께 산불이 번질 우려가 있는 영덕읍 화천3리 15가구에 대피령을 내렸고, 오전 9시 30분께 화수1리 120가구, 화수2리 63가구에 대해서도 대피령을 발령했다. /산림청

16일 새벽 재발화한 경북 영덕 산불의 주 불길이 17일 오후 잡혔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2시30분 경 주불을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면적은 400헥타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영덕산불 현장 지휘소 상황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확한 구역은 다시 봐야겠지만 산불이 지나간 지역, 즉 산불영향구역은 현재 약 400㏊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애초 어제 오후 기준으로 100∼150㏊로 생각했는데 진화가 길어지고 산불 구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불이 지나가더라도 지표로 지나갔을 경우 나무가 다 죽지 않고 나무가 살아 있으면 피해지역에서 뺀다"며 "한두 달 더 봐야 정확한 면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에 주불을 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생각보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후 들어 주불 진화에 성공하며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이 잔불 진화에 들어갔다.

산림당국은 영덕에서 청송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가 놓인 영덕읍 구미리 일대 산불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헬기가 선로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워 진화가 지연됐다.

산림청과 경북도, 영덕군 등은 17일 일출과 동시에 헬기 40대와 인력 2200여 명을 영덕읍 산불 현장에 투입했다.

한편 이번 산불이 전신주로 날아간 반사필름에서 불꽃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는 잠정 결론이 나옴에 따라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덕군에 따르면 군은 이번 산불이 농업용 반사필름이 날아가 전신주에 엉키며 불꽃이 일어나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과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는 15일 오전 4시께 산불이 발생한 지품면 삼화리 농로 주변 전신주에서 불에 탄 농업용 반사필름을 발견했다. 산불방지기술협회는 여러 정황으로 미뤄 반사필름이 전신주 피뢰침 쪽에 걸려 불꽃이 일면서 발화했다는 1차 감식 결과를 내놓았다. 앞으로 전문 감식반은 진화가 마무리된 이후에 채증 자료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결론을 내놓을 방침이다.

반사필름이 전신주에 닿아 불꽃이 발생해 불이 났다는 최종 결론이 나오더라도 책임 소재를 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어느 농가에서 사용한 반사필름인지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만약 이번 산불이 반사필름 때문이란 최종 결론이 나오더라도 반사필름은 영덕에서 600여 과수 농가가 활용하는데 누구한테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