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국민의당 고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

이번 대선 결과를 사실상 결정지을 수도 있는 변수인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최후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로 대선판이 흘러가고 있다. 이미 안 후보가 제시한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경선’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안이 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대표의 ‘통큰 결단’을 조심스럽게 주문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선거운동원 사망 사고로 인해 안 후보가 선거운동을 중단한 지 이틀째인 17일, 이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여론 조사에 의한 경쟁방식’, ‘협의에 의한 방식’이 아닌 안 후보의 결심만 남았다며 ‘통큰 결단’을 조심스럽게 주문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안 후보 예우 문제를 고심 중이지만 ‘선거 버스 사고’ 등 때가 때인만큼 "구체적 이야기를 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 인터뷰에서 우선 "2012년에 박근혜 대통령 선거 당시에 보좌관 한 분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사고가 있어서 선거 중 동지가 사고를 당하면 얼마나 분위기 침체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빨리 수습의 과정을 거쳤으면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진행자가 "전날 윤석열 후보가 빈소를 찾아 안 후보와 25분간 독대했는데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를 묻자 이 대표는 "어제는 조문이었기에 조문을 제외한 딱히 정치적인 의제에 대한 것들이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른바 담판 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명확히 의사를 밝혔다"며 "언론도 이 부분은 좀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여달라"고 했다. 이어 "안철수 대표의 결단에 따른 사퇴나 이후 지지 선언 정도만 언급하지 따로 협상 이런 걸 진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명히 못 박았다. 사실상 ‘후보간 담판’을 통한 안 후보의 사퇴 외에는 단일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안 후보가 선거운동원 발인을 마치고 이번 일요일부터는 다시 선거운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확실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만 단일화 협상의 1차 데드라인으로 여겨지는 28일까지의 선거운동 전략을 결정할 수 있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여권에 대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되지만, 만약 안 후보가 대선 완주를 선언할 경우 국민의힘도 더이상 단일화에 미련을 두지 않고 ‘자강론’으로 당선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단일화가 성사된 이후 이른바 ‘안 후보 기권후 로드맵’에 대해선 "안철수 후보가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밝혔을 때 그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지금 시점에 먼저 언급할 수도 없고 후보가 언급하기 전에 그런 것을 앞장서서 언급하는 분들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윤 후보외 누구도 로드맵 등의 발언을 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안 후보는 대선주자급 인사이기에 ‘뭐를 보장해준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위치에 분이 아니다"며 "저도 여러 가지 고민이 있지만 지금 국민의당이 안타까운 일을 겪는 상황이라 그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에는 좀 부적절한 것 같다"는 선에서 예우를 고민 중이지만 어느 정도 가닥을 잡고 있다는 암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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