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문재인 정부의 친북 본색
[시론] 문재인 정부의 친북 본색
  • 최성재
  • 승인 2018.02.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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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재 문화교육 평론가]

[평화의 푸른 깃발을 손에 들고 민족의 하얀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민주의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문재인 정부는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평양의 태양궁전을 향해 들뜬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우리가 추진한 토지개혁(*)과 산업국유화(**)를 보고 북조선에서는 공산주의가 실시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가 망하기를 바라는 미제국주의자의 앞잡이들이거나 친일 민족 반역자들입니다. 우리가 추진한 것은 모든 인민의 토지 소유, 모든 인민의 산업 소유이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아닙니다.” --김일성, ≪북한 50년사≫ 김학준 저

(*1946년 3월 5일, 북조선인민위원회가 토지개혁법을 공포(公布)했다.

이건 북한 공산당이 정치권력뿐 아니라 경제에 관한 생살여탈권도 100% 장악했다는 의미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미 1946년 3월 5일, 실질적으로 북한 공산당이 단독으로 정부수립을 완수했지만, 북한 주민 전체가 공산당의 무자비한 폭력이 무서워서 누구도 감히 안 보이는 데서조차 쑥덕거리지 못할 시기에, ‘빼도 박도 못할’ 시기에, 한편으로 분단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남한이 어떻게 할까 음흉하게 지켜보다가 결정적 빌미를 잡는 순간에 옳다구나, 하고 만방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립을 요란하게 선언할 요식행위만 남았다는 의미이다.

그해 6월 3일, 이승만의 정읍 발언, 곧 남한 단독으로 정부를 수립하자고 주장한 것을 두고, 평생을 독립운동에 몸 바친 한 늙은이가 아무 실권이 없는 상태에서 고작 한마디 주장한 것을 두고, 지금도 한국의 역사학계는 북한과 어쩌면 그리 똑같은 목소리로 이승만을 남북분단의 원흉으로 몰고 있는데, 웃겨도 보통 웃기는 일이 아니다. 그들은 너무도 웃기는 소리를 너무도 진지하게 말한다. 둘 중 하나다, 개개비처럼 멍청하거나 뻐꾸기처럼 사악하거나!

경작권만을 분배한 북한의 토지개혁은 소유권을 분배한 李承晩 정권의 농지개혁에 비해 농민들에게 불리한 것이었다.
경작권만을 분배한 북한의 토지개혁은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었고, 소유권을 분배한 李承晩 정권의 농지개혁이 실질적인 개혁이었다

(**1946년 8월 10일, <산업, 교통, 운수, 체신, 은행 등의 국유화에 관한 법령>이 공포되었다.

‘공산당 독점’ 협동농장의 직전 단계인 ‘유혈낭자 무상몰수 후 눈속임 무상분배’ 토지개혁 및 기간산업의 ‘총칼 동원 무상몰수 후 전격적 공산당 독점’ 국유화보다 확실한 공산주의가 없지만, 김일성은 공산주의란 용어 대신 ‘모든 인민의 소유’란 동어반복의 말장난으로 자신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적반하장으로 모함이라고, 친일친미 간첩의 선전선동이라고 강변한다.

이건 전형적인 공산주의적 수법이자 한국적 표현방법이다. 공산주의자는 권력찬탈에 이어 나라 전체에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말살할 때까지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민주와 민족으로 사람들을 끝까지 현혹시킨다. 베트콩이 그랬고 서독의 동독 간첩들이 그랬다. 공산독재의 창 대신 민주의 방패를 치켜들고, 계급투쟁의 증오 대신 민족화합의 사랑을 앞세운다.

한국적 표현이란 불리할 때는 절대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체면문화를 일컫는다. 한국인은 뜬금없이 찾은 친구에게 돈 빌리러 왔다는 본심은 마지막 순간까지 발설하지 않는다. 눈치 9단 친구가 먼저 궁상맞은 소리를 있는 대로 늘어놓으면서 선수를 쳐 버리면, 돈 빌려 달라는 말은 목구멍 깊숙이 꿀꺽 삼키고 엉뚱한 소리만 횡설수설하다가 그냥 가는 게 한국 사람이다.

친북좌파가 이제는 곳곳에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은 누구도 빨갱이를 용납 못한다. 그래서 하나에서 열까지 빨갱이 짓만 일삼을지라도 누가 빨갱이라고 손가락질하면 길길이 뛴다. 당장이라도 가슴속을 열어 보일 듯 억울해 한다. 감쪽같은 대성통곡 연기도 사양하지 않는다.

북한 우리민족끼리 포스터
북한 우리민족끼리 포스터

마찬가지로 민족이라고 주장하지 친북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법이 없다. 남북평화 조성이라고 주장하지 남남갈등 조장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법이 없다. 자주라고, 우리 민족끼리라고, 사대주의 배격이라고, 평화협정이라고 주장하지, 친중(親中)사대주의라고 친북반미(親北反美)라고, 미군철수라고 당당히 밝히는 법이 없다. 평화통일이라고 주장하지 연방제통일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법이 없다. 이처럼 한국인은 언제든지 오리발 내밀 수 있는 화법을 구사한다.

가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민심을 떠보기 위해, 일부가 미친 척하거나 분신(焚身)하거나 맥아더 동상을 끌어내리려 용쓰는 등 본심을 드러내는 수가 있지만, 정당이든 노조든 시민단체든 뒤로는 따로 만나서 ‘형님 아우’하며 부둥켜안고 주지육림으로 자주통일운동을 자축할지라도, 앞으로는, 만인이 지켜보는 곳에서는 자기들과는 전혀 관련 없는 극소수 광신자의 돌출적 행동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일본은 다르다. 목적을 바로 밝힌다. 아베는 말했다. 북핵 반대한다, 일본인 납북 해결하라, 위안부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다, 올림픽 후에 한미군사훈련을 재개하라, 북한이든 한국이든 이런 문제를 위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일본은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 이상 끝!

미국도 다르다.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이다. 펜스는 말했다. 행동했다. 북핵을 반대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은 처참한 모습의 천안함을 찾아 묵념하는 것으로, 북한인권을 규탄하는 것은 탈북자를 만나서 귀 기울이거나 북한에서 받은 고문 후유증으로 죽은 웜비어의 아버지를 대동한 것으로 만천하에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 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중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공연을 마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송월, 김여정,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중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공연을 마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송월, 김여정,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의 여동생이 웃는다고 독재자의 선전선동 나팔수에서 하루아침에 평화의 사도가 될 수는 없다. 그저 같은 자리에 앉아 시시덕거린다고 문제가 덮어질 리도 해결될 리도 없다.”

펜스는 이런 뜻을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얼굴만 잠시 내밀고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만찬장에서 휙 떠난 것이다. 북핵을 폐기하지 않고 북한인권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고는 만남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그렇게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남북의 정권은 공히 허튼 수작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한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일방적 무역제재, GM대우의 폐쇄와 미국 이전은 펜스의 언행일치를, 트럼프가 원격 지원하는 것으로, 힘을 실어 주는 것으로, 도장 꾹 찍어 주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동맹이면 동맹답게 말하고 행동하라고, 적아(敵我)를 분명히 구별하라고 엄중 경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북핵과 북한인권을, 장기로 비유하면 차와 포를 몽땅 자진해서 일방적으로 떼고 러브 스코어로 져 주더니, 입으로는 여전히 한편이라는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종용하는 것은, 경찰이 조폭에게 투항하고 나서 군인인 당신도 조폭에게 투항하라고 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허튼 수작 말라고 엄중히 경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필자 최성재는?
서울대 영어교육과 졸업
전 영어교사
문화·교육평론가

csj@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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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루 2018-02-21 17:32:51
문재인 대통령 여간 힘들지 않겠어요. 북한 김정은 비위 맞추랴, 미국 트럼프 눈치 보랴, 하지만 역시 본색은 친북이지요. 머릿 속에 개성공단 재개를 통한 대북지원,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축소를 통한 북한과의 대화 국면 이어가기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인이 모습이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