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충진
전충진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해변. 흑비둘기 서식지로 유명한 후박나무 군락지를 지나 해변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침략제국시대 독도침탈 증거가 풀숲 속에 묻혀있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본 제국주의는 러일전쟁을 일으킨 후 동해상의 제해권을 장악하기 위해, 1904년 독도에 상륙하여 군사행동을 개시했다. 그와 함께 울릉도 동망루-독도-일본 마츠에(松江)를 잇는 해저전선을 부설하여, 독도망루를 운용했다는 것은 알려진 바와 같다.

이와 같은 일본의 독도침탈 기록은 확인되고 있지만 그동안 물증은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독도의용수비대 시절 초사 건설을 위해 평탄 작업을 했을 때 일본 관측병들이 취사한 흔적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그 물증은 흩어지고 없다.

다행히 1992년 울릉도 사동 해안도로 건설 당시 울릉 동망루와 독도 사이를 건너던 해저전선 한 가닥이 발견되었다. 이에 당시 한국통신 울릉지사는 청테이프로 돌돌 말린 해저전선 한 가닥을 노출시켜 주위를 시멘트 포장을 하여 존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촌집 수도간보다도 좁은 시멘트 포장은, 수풀 속에 묻힌 채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게 되었다.

이에 필자는 울릉도 독도박물관과 함께 해저전선 유물을 영구보존하기 위해 2015년부터 힘을 쏟았다. 그러나 2차례에 걸친 예산요청이 좌절된 후 현재 방치된 상태로 해풍에 마멸되어가고 있다.

4일 후, 오는 2월 22일은 일본 시마네현이 주장하는 소위 「죽도의 날」이다. 일본 시마네현의 소위 「죽도의 날」은 독도에 대한 군사침탈을 호도하기 위한 후안무치한 시위이다. 그런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그 물증인 ‘사동 해저전선’을 영구보존해야 한다. 그것으로 일본의 독도침탈이 왜 침략제국주의 망령의 부활인지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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