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블랙리스트, 반정부공격 정당방위
[시론] 블랙리스트, 반정부공격 정당방위
  • 박석근 문화 에디터
  • 승인 2018.02.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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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친구 이윤택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1호
이윤택이 도종환 뒤이어 문체부장관이 된다면...

[박석근 문화에디터]

정치사범에는 반국가사범과 반정부사범이 있다. 반정부는 기존 정부의 시책이나 정책을 반대하는 활동이며, 반국가는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활동을 말한다. 현행 형법과 국가보안법은 반국가사범을 처벌하고 있으며, 반정부사범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만약 반정부활동을 금지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는 독재국가이거나 왕정(王政)국가이다. 과거 대한민국 군사정권은 반국가와 반정부를 구별하지 않아 독재의 꼬리표가 붙었다.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의 반정부활동은 시위와 집회의 자유로 나타나고 사회 건강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어쨌든 현대 민주주의국가는 예외 없이 반국가와 반정부를 엄격히 구별한다.

또한 대한민국은 정당제 민주주의국가이다. 정당활동의 목적은 후보를 내고 정권을 잡는 것이다. 정권을 잡은 정부는 국가계획을 실행하는 한편 반정부활동으로부터 정부를 방어한다. 역사와 경험칙으로 미루어볼 때 불완전한 정권일수록 반정부활동에 민감하다. 어떻든 반정부활동을 방관하면 기존의 정부는 존립기반을 상실하고 종당에는 정권을 빼앗긴다.

반정부활동에 대한 방어가 합법적이지 않으면 국민은 저항권을 행사한다. 저항권의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법적인 권리가 아니라 실정법을 넘어서는 자연법(自然法) 개념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법적인 권리라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자연법상의 저항권은 혁명권까지 포함한다. 오늘날 학계의 다수설은 헌법에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저항권은 인정되며, 따라서 국민은 혁명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저항권의 규정이 없지만 전문에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문구를 명시함으로써 저항권을 간접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국가배상청구. 연합뉴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국가배상청구. 연합뉴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체는 박근혜정부의 반정부 단체와 활동가들로부터의 방어과정에 나타난 불미스런 사건이다. 밝혀진 바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은 모두 9473명이다. 구체적으로 세월호 침몰에 따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선언 문화예술인 594명, 세월호 시국선언 문학인 754명, 문재인 대선후보 지지선언 지역 문화예술인 6517명,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지선언 문화예술인 1608명 등이다.

이 명단의 관련자들은 재판에 회부되어 중형이 선고되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이 판결에 불복했고, 특검 또한 일부 무죄가 난 부분과 강요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판결에 상고했다. 그리하여 블랙리스트 사건의 유무죄 여부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가리게 됐다.

그런데 2심에서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을 포함한 다른 관계자들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특검의 무리한 기소가 판결로 입증된 셈이다. 재판부는 당시 권력의 상부에 있었던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수석을 무죄방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결정과 배치되므로 불문곡직하고 이들에게 유죄판결을 내려야 했을 것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인 성폭행 범죄자 이윤택과 시인 고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현 청와대 행정관 탁현민도 포함 돼 있었다. 탁현민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여중생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떳떳하게 밝힌 바 있다. 그 중 이윤택이 블랙리스트 1호였다고 한다.

도종환 장관 뒤이어 문화체육부 장관이 될뻔햇던 이윤택 연출. 연합뉴스
도종환 장관 뒤이어 문화체육부 장관이 될뻔했던 이윤택 연출. 연합뉴스

이윤택은 ‘블랙리스트 청산’ 임무를 부여받은 도종환의 뒤를 이을 문체부 장관 후보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등학교 동창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 이런 범죄자가 문체부장관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실체는 박근혜 정부의 반정부 활동가와 단체로부터 방어 과정에 나타난 부산물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은 모두 9473명인데 이들 모두에 불이익을 주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정된 기금은 심사를 통해 소수의 예술가와 단체에 배분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분배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심의위원회제를 도입하고 명망과 실력을 겸비한 외부인사에 선정심사를 위촉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부정이 있다면 관련자를 색출하여 엄벌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그 어떤 정부가 노골적으로 정부를 전복하고 좌파이념을 주입하며 선거법 위반이 의심되는 반정부 단체와 활동가를 소 닭 보듯 쳐다보고만 있겠는가. 정부는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들의 지원을 차단하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지원 시스템 탓에 그 결과는 오히려 반정부 성향이 드러난 단체와 개인에 대한 지원이 조금 더 많았다.

당당한 허현준 청와대 전 행정관. 작년 10월 18일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당당한 허현준 청와대 전 행정관. 작년 10월 18일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적 목적성을 띤 문화활동이 도를 넘어 선지는 오래 되었다. 이윤택의 연극이 그러했고, 최근에 개봉된 영화 ‘1987’을 비롯해서 ‘택시운전사’, ‘노무현입니다’, ‘변호인’ 등이 그러했다.

목적성 띤 문화예술은 성장을 멈춘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띤 문화예술의 폐해는 실로 막대하다. 무엇보다 선동을 당한 대중은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히틀러 치하의 괴벨스는 문화면을 완전히 통제하여 대중을 선동했다.

그보다 좀 더 먼 중세의 문화예술은 신과 교회를 위해서만 존재했다. 문화사(文化史)는 발전을 멈추고 퇴행한 그 시대를 문화예술의 암흑기라 정의하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그것이 기존 정부의 반정부 활동가와 단체로부터 방어차원에서 작성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리스트 작성이 직권남용죄의 구성요건과 위법성을 충족했다고 판시했다.

괴벨스는 이렇게 말했다.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 더 큰 거짓말에 속는다.

이제 우리는 그동안 괴벨스 같은 선동 정치가에게 놀아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합리화 한다. 용기는 힘센 상대와 싸울 때만 필요한 게 아니다.

sgp@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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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루 2018-02-22 21:08:56
지금 보니 블랙리스트에 오를만한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국가로 분단된 국가에서, 자신들의 행위가 이적행위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익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블랙리스트로 올려놓고 감시하는 게 뭐가 잘못된 겁니까? 오히려 지금은 너무 빗장을 열어놓은 상황이라 좌파세력이 버젓이 종북 이적 활동을 하고 있으니 정말 통탄할 만한 일입니다. 동독과 서독이 통일된 후 동독에서 나온 '슈타치 비밀문서'때문에 독일 사회가 발칵 뒤집혔던 일을 잊어선 안되겠습니다. 통일 전 서독에 3~4만명에 이르는 고정간첩들이 암약하고 있었고, 그 중엔 당시 전총리의 비서까지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 고 황장엽 선생의 주장대로 우리나라엔 더 많은 북한 스파이들이 활동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