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오른쪽). /연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오른쪽). /연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제안한 야권 단일화 협상을 철회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윤 후보의 적극적인 결단을 주문했다.

윤 후보가 안 후보와 직접 만나 단일화 조건과 방법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다면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단일화 없는 대선 승리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양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단일화 철회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윤 후보에게 제안했지만 윤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며 7일 만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안 후보가 이날 단일화 철회를 선언하기 3시간 전 양측 후보들이 핫라인으로 전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언론에 따르면 전날 윤 후보는 오전 9시30분께 안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 후보는 바로 받지 않았고 이후 30분 뒤 윤 후보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국민의당 유세차 사고와 관련해 위로 인사를 다시 한번 한 뒤 "물밑에서 이야기가 이 정도 오갔으니 이제 후보 둘이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윤 후보가 ‘후보 간 만남’을 제안한 사실 자체는 양당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후 안 후보의 반응을 놓고는 양측의 이야기가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둘이 만나는 것보다는 실무자를 정해 확실히 한 뒤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윤 후보가 "실무 담당자를 정해 연락을 달라. 그러면 우리도 정하겠다"고 했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만나자는 윤 후보에게 "제가 그전에 제안했던 내용에 대해 먼저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가 재차 "만나자"고 하자, 안 후보가 "그전에 실무자들끼리 만나 큰 방향을 정한 다음에 후보 간 만났어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두 후보가 실무 협상자를 정하기로 하고 통화가 끝났는데 갑자기 단일화 결렬 회견을 하니 우리로선 매우 당황스러웠다"는 입장이다.

범야권은 안 후보의 단일화 철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단일화의 공이 일방적인 방법으로 윤 후보에게로 넘어갔을지라도, 윤 후보가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안 후보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결단하면 될 일"이라며 "단일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김 전 지사는 "윤 후보는 상당한 포용력을 갖고 있고, 사람들을 통 크게 대하는 처세술이 좋다"면서 "윤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특별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후보는 선대본부 이전 이준석 대표가 두 번이나 ‘윤핵관’을 거론하며 선거대책위원회 직위를 내던졌을 때에도 마지막 극적인 화해로 난관을 헤쳐나갔다"면서 "단일화 또한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를 찾아가 만나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식 자유시민서울시장공천연대 사무총장은 "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유는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이익은 서로 ‘정권교체’라는 대의적인 목표에 맞닿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무총장은 단일화의 걸림돌은 이 대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며칠 남지 않은 상화에서 안 후보가 ‘배수의 진’을 치고 있기 때문에 윤 후보의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안 후보의 단일화 철회 결단에 대해 ‘이미 끝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고서는 대선 승리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 후보가 결단을 내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단일화는 필수이며, 후보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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