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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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안과 밖으로 상당히 망가져 있다. 여당 이재명 후보의 이념과 체제가치를 무시한 전면적인 정치포퓰리즘은 반대한민국적 통치행위를 해왔던 문 정권의 5년과는 차별화된다. 또 다른 양태의 반대한민국적 행위이다. 야권의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에 성공한다고 해도 문 정권이 망가뜨린 대한민국을 원상 복원하려면 적잖은 기간 동안 ‘입헌적 국가이성(Constitutional Raison dEtat)’을 작동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좌파조직들의 저항이 예상된다.

건국 이후 74년 동안 대한민국이 지향해 왔던 대한민국으로 되돌아가는 원상회복이라는 당연한 여정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좌경화되고 이기적으로 물질주의화된 사회문화적 심리를 정상화하려면 새로운 정권이 법치에 기초한 입헌적 독재를 할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에 기반한 3·9 대선승리이다.

이미 국회 의석은 더불어민주당이 170석 이상을 점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더불어민주당이 대부분 지배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물리적 권력이나 경찰력을 동원하지 않고 법에 의한 합리적이며 합당한 통치를 하려면 대국민 설득을 위한 정치프로파간다(Political Propaganda)가 필수적이다. 지난 문 정권 5년 동안 국민이 지켜보았다. 인민독재를 지향하는 좌파들은 대국민 정치프로파간다를 대부분 위선과 기만, 거짓사실에 입각해서 작동시켜 왔다. 그 이유는 자신들이 원하는 혁명적 성과를 성취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자유진영의 우파들은 정치프로파간다를 주로 사실에 입각해서 한다.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실과 진실을 명분으로 점진적으로 국민을 설득시켜 나간다. 그래서 이런 우파의 정치프로파간다가 갖는 시간적, 환경적 장애물을 걷어내기 위해서, 소위 시대정신에 입각한 대의를 품은 정치적 기만 (Political Fraud)이 필요하다. 이때의 ‘정치적 기만’은 바로 중세철학자 마키아벨리가 강조했던 ‘통찰력’(Prudence)에 해당된다. 그리고 이는 청조말기에 등장했던 수천년 중국 제세가의 통치술인 ‘후흑학’과는 극도로 차별된다. 왜냐하면 중국사기를 관통하는 권력획득과 통치를 위한 제세가의 ‘뻔뻔함과 음흉함’에는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는 선의와 대의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에도 권모술수를 대변하는 마키아벨리즘에 대한 오해는 다양하다. 그러나 마키아벨리가 죽을 때까지 신실한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은 다들 잘 모른다. 강대국들로부터 도륙당하는 조국 피렌체를 구하려는 그의 선의와 대의가 신정을 넘어서고 공화국으로 향하는 마키아벨리즘을 탄생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마키아벨리가 강조하는 정치적 기만에는 시대정신을 읽는 탁월함과 혹세무민하는 운명의 여신을 제압하는 지도자의 용기 (Virtu)가 들어 있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안철수와 심상정 후보를 끌어안아야한다. 안철수측이 국무총리자리를 원하면 제공한다고 약속하라. 그리고 심 후보에게도 적절한 장관직을 제의하라.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대적 변화요인에 따라 국무총리직을 국회가 제청한다고 할 수도 있고 대통령에 버금가는 막중한 정치적 권한이 더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개의치 말고 맡긴다고 해라. 왜냐하면 대통령이 된 후에 문 정권 5년에 대한 적폐수사가 진행되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지금 윤 후보가 약속한 사실들은 국민의 여론과 아우성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윤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압도적인 대선승리를 위한 탁월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대한민국의 정상화라는 대의와 국가생존과 결부된 대내외적 안정을 성취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윤 후보는 얼마든지 마키아벨리가 강조했던 ‘정치적 기만’을 사용할 수도 있다. DJP연합 이후 국무총리가 된 김종필과 김대중 대통령 사이에서 오간 쌍방간의 육두문자를 지금 기억하는 국민은 단 한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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