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I 의뢰 21일 공표 대선 지지도 “尹 42.2%-李 43.7%”
최근 여론조사들과 정반대...본지 분석결과 '수법' 드러나

TBS가 의뢰하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가 수행해 지난 18~19일 실시된 여론조사. 다른 여론조사들과는 달리 이재명 후보가 근소하게 윤석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제공
TBS가 의뢰하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가 수행해 지난 18~19일 실시된 여론조사. 다른 여론조사들과는 달리 이재명 후보가 근소하게 윤석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제공

친여 성향 매체 T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의도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설문 문항과 조사대상이 조작된 것이 드러났다.

본보 여론조사팀이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여론조사는 이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설문문항 순서가 배치돼 있었다. 또 응답자 모집단 구성도 친여 성향이 강한 지역 응답자가 많도록 구성한 것이 드러났다.

21일 공표되고 22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공개된 TBS의뢰-KSOI 수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43.7%,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42.2%로 나타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5.8%,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2.7%를 기록했다.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작게는 4%, 크게는 10% 이상 앞선다는 결과와는 반대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소폭이나마 앞선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른 여론조사들과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선후보 지지 묻기 전 ‘문재인 국정수행 평가’부터

본지는 지난 18일자 보도를 통해 친여 성향 매체들이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의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질문을 맨 앞에 배치에 여권 지지자들의 설문 참여를 유도하고, 야권 지지자들의 설문 참여를 배제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TBS의뢰-KSOI수행 여론조사에서도 똑같은 ‘고의’가 발견됐다. 연령·성별·지역 등 응답자의 기본 정보 조사 후 첫 질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것이었다.

현 여권 지지자가 아니라면 계속해서 설문을 진행할 심리적 동기가 상당부분 사라지고 중도에 전화를 끊을 만한 질문인 셈이다. 반대로 첫 질문부터 문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로 시작했으므로 설문을 끝까지 수행한 응답자는 친여 성향이 강한 응답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고의’ 덕분에 KSOI가 수행한 설문조사에서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최근 3주 연속 상승세를 탔다(43.9%→47.3%→47.8%)

TBS가 의뢰하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가 수행해 지난 18~19일 실시된 여론조사. 올해 1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제공

◇여권 강세 지역은 응답자 많고, 야권 강세 지역은 응답자 적어

이번 조사에서는 설문 문항 순서 외에도 응답자 모집단에 대한 조작도 드러났다.

이 조사에 응한 전체 응답자는 1002명이었다. 이 조사에서 인구 구성 기준으로 적용한 2022년 1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분포를 보면, 광주·전라 지역 인구는 전체 인구의 9.8%다. 즉, 98명의 응답만이 반영돼야 인구분포에 맞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106명의 응답이 반영됐다. 이 지역에서는 1명의 응답이 0.924명의 가중치를 가지게 된다. (98÷106=0.924)

반대로 똑같이 전체 인구의 9.8%를 차지하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98명이 응답해야 하지만 87명의 응답자만 반영됐다. 이 지역에서는 1명의 응답이 1.126명의 가중치를 가지게 된다.(93÷87=1.126) 부산·울산·경남은 15.1%의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응답자는 151명이 아닌 129명에 그쳤다. 응답 가중치는 1.17이다.

이런 모집단 비율 차이가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 여권 후보 강세지역에서는 1인당 가중치를 낮게 잡아 야권 후보 지지의견이 나올 경우 그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야권 후보 강세지역에서는 1인당 가중치를 높게 잡아 여권 후보 지지의견이 나올 경우 그 영향력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인구통계에 따른 가중값을 적용해 보정치를 적용했다는 것이 KSOI측의 설명이지만, 애초에 응답자 모집단을 한 쪽에서는 많이 설정하고 다른 쪽에서는 적게 설정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이렇게 여론조작에 가까운 여론조사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윤 후보를 불과 1.5%p 앞서는 데 그쳤다. 응답자 숫자로 따지면 불과 15명에 지나지 않는다.

광주·전라 지역에서 인구비율보다 더 많이 포함됐던 8명의 응답자, 대구·경북 지역에서 인구비율보다 더 적게 포함됐던 11명의 응답자,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인구비율보다 더 적게 포함됐던 22명의 응답자를 합치면 41명이다. 실제 인구비율대로 응답자 모집단이 설정됐다면 이 조사에서조차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설 가능성이 높았다는 뜻이다.

보다 확실한 비교를 위해 TBS의뢰-KSOI수행한 바로 직전 여론조사(2월 11~12일 조사) 결과를 살펴봤다.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광주·전라 1.053, 대구·경북 0.989, 부산·울산·경남 1.078로 대체로 기본 가중치인 1.0에 가까운 가중치가 반영됐다. 그 이전 여론조사(2월4~5일 조사)에서는 광주·전라 1.0, 대구·경북 0.99, 부산·울산·경남 1.048의 가중치로 역시 기본 가중치인 1.0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만 유독 지역별 가중치 격차를 크게 가져감으로 인해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게 만들었다는 의도적 조작이 의심되는 대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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