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기·승·전·대장동 공방’치달으면서 대장동 녹취록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3차 TV토론에서 두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고, 이 싸움이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총력전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의 의미를 ‘입구에서 지킨다’로 해석하자 국민의힘은 ‘궤변’이라고 맹비난했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전략기획본부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게이트를 무엇으로 파악하는가’라는 질의에 "내용의 전모를 잘 모르기 때문에 코멘트(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제가 알기로는 저게 이재명 때문에 일이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TV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대장동 녹취록 패널을 준비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에 윤 후보가 "제가 듣기로는 그 녹취록 끝부분을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허위사실이 아니냐, 후보자 사퇴하라"고 하는 등 충돌했다.

하지만 월간조선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녹취록 말미에 "…했으니까 망정이지, 이재명 게이트 때문에…"라고 말했다. 이에 장영학 회계사는 "예"라고 답했다. 녹취록만으로는 이재명 게이트가 어떤 의미인지 해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강 본부장은 "그러니까 (이 후보가) 입구에서 지킨다는 그런 의미의 게이트 같다"고 주장했다.

강 본부장의 주장은 김만배씨가 이 후보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미에서 ‘게이트’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니라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장동과 관련한 입구를 잘 지키고 있어 민간업자들의 진출이 쉽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는 논평에서 "이재명 게이트에 대해 입구에서 지킨다는 의미의 게이트(gate)인 것 같다는 초등학생 영어 수준도 안 되는 귀를 의심할 만한 발언을 했다"고 강 본부장을 비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 게이트는 최순실을 막기 위한 게이트냐"며 "변명하려는 노력은 좋은데 국민이 듣기에 ‘말이냐 막걸리냐’는 비아냥은 안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긴말 안하겠다"며 "민주당도 이쯤 되면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달라"며 강 본부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