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 초계기, 악의적 도발... 적절하게 대응"
모리스 총리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
美-中대립 속 中-濠 갈등도 고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중국 군함이 호주 해안을 비행하던 초계기를 향해 레이저빔을 발사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연합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중국 군함이 호주 해안을 비행하던 초계기를 향해 레이저빔을 발사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연합

중국 군함이 호주 해안을 비행하던 초계기를 향해 레이저빔을 발사했다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불쾌감을 표했다. 모리슨 총리는 "위험하고도 무모한 행동", "협박과 괴롭힘의 행위로 보일 수 있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중국 군함이 호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있었고 항공기에 레이저를 겨누고 있었다"는 게 모리슨 총리의 설명이다.

앞서 호주 국방부는 17일 중국해군 남해함대 소속 구축함 허페이(合肥)의 호주 공군 대잠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향한 레이저빔 발사를 밝히면서 "심각한 안전 위협 사건"이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중국 국방부는 22일 탄커페이(譚克非) 국방부 대변인 명의의 기자문답을 통해 "P-8 초계기가 우리 함정과 불과 4㎞ 떨어져 있었다"며, 호주 정부의 발표를 부정했다. "중국 군함은 호주 초계기와 맞닥뜨리는 전 과정에서 안전 규범과 전문적인 대응(방식)을 준수했다. 관련 국제법과 국제 실천 규범에 부합한다." 탄 대변인의 주장이다. 아울러 호주 초계기가 우리 군함에 가까이 다가와 함정 주변에 소나 부표(부표형 음파 탐지기)를 투하했다며 "악의적인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쪽으로 다가서기’ ‘중국과의 거리두기’가 모리슨 현 총리의 보수당 정부 기조다. 호주에선 심각한 ‘중국화’로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워졌다는 공감대가 확산돼 왔다. 호주는 미국의 대중 포위망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쿼드’(Quad) ‘오커스’(Aukus)의 멤버다. 미·중 갈등 속 인도태평양 지역의 한축을 담당하는 호주와 중국 사이의 견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국 항공기에 대한 중국 해군의 레이저 투사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미 국방부가 아프리카 동북부 지부티의 중국 기지에서 ‘레이저빔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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