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은 모두 깡패? 벼랑 모는 조폭영화들
조선족은 모두 깡패? 벼랑 모는 조폭영화들
  • 오필승
  • 승인 20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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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에서 ‘범죄도시’까지… 차이나머니의 조종 없나

“동포 비하 ‘문화적폐’ 청산”… 40개 단체 단체행동 나서
2010년 개봉한 영화 '황해'.
2010년 개봉한 영화 '황해'.
배우 김혜수가 조선족 대모로 출연한 '차이나타운'. '황해'와 마찬가지로 장기 밀매를 다루고 있다.
배우 김혜수가 조선족 대모로 출연한 '차이나타운'. '황해'와 마찬가지로 장기 밀매를 다루고 있다.

 

10월 들어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 조선족 동포 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영화 '청년 경찰'은 10월 들어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 조선족 동포 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조명권 귀한동포회장
조명권 귀한동포회장

[THE 자유일보=오필승 기자] 최근 몇 년 사이에 조선족 조직폭력배가 등장하는 영화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어 국내에 정착한 조선족들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시각이 ‘조선족=폭력배’로 일반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본지가 만난 국내 조선족 사회와 중국관계전문가 또는 문화평론가들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개봉한 ‘황해’(쇼박스) 이후 지난 3일 뚜껑을 연 ‘범죄도시’(홍필름) 까지 10여편에 달하는 조폭 영화가 조선족 건달집단간 다툼이나 장기밀매?여성 납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고 있어 국내 중국동포사회의 집단적인 반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중국자본의 한국 영화시장 투자와 무관치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던지고 있다. 
문화평론가 윤태섭씨는 조선족 폭력배 영화가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대다수의 조선족 동포들은 국내의 3D 업종에서 땀 흘려 일하고 있는데 최근 상영되는 영화들로 인해 일반 국민에게 ‘조선족=폭력’ 이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며 “그냥 느와르라고 보기엔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영화 ‘옥자’에 600억원의 차이나머니가 들어왔듯이 중국의 머니파워가 한국의 컨텐츠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자본 권력에 의해 컨텐츠 내용도 얼마든지 가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동포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올해의 히트작으로 꼽히며 이달 들어 관객 수 600만명을 돌파하고 있는 ‘청년경찰’의 경우 40개의 동포단체가 회합을 갖고 영화 불매운동에 이어 인권위원회 진정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서자 제작사 대표가 사과를 했지만 사태가 사그라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 내 조선족 영화의 논란에 대해 중국 현지 언론들도 반응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온라인판 환구망(環球網)은 지난 8월 29일 “한국 영화가 서울 중국인 거리를 모욕해 재한 중국동포 단체들이 화났다”는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10월 3일 개봉한 영화 '범죄 도시'. 실제로 있었던 가리봉동 조폭 세력다툼을 다루고 있다.
10월 3일 개봉한 영화 '범죄 도시'. 실제로 있었던 가리봉동 조폭 세력다툼을 다루고 있다.


‘청년경찰’은 특히 조선족 타운으로 상징성이 높은 대림동을 소재로 조선족 폭력배의 젊은 여성 납치를 다루고 있어 조선족 이미지에 대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중국동포사회는 입을 모은다.


중국동포들은 ‘범죄 도시’가 가리봉동에서 실제 있었던 중국동포 조폭 집단의 세력 다툼 사건을 극화했다는 점에서 ‘청년 경찰’ 보다 더 큰 충격파를 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조명권 귀한동포회장(48)은 “중국 본토에선 한국에 정착하거나 체류 중인 중국동포들이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동족끼리 싸우는 민족성 때문이라고 폄하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는 마당에 동포들에 대한 시각을 어두운 쪽으로만 부각 시키는 영화가 늘고 있어 더 걱정이다”라며 “이번 단체행동이 오히려 동포들에 대한 시각을 더 왜곡된 쪽으로 몰고 가는 단초가 되는 부작용을 낳을까 두렵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지금 한국에는 조선족 70만명, 한족 30만명 등 대략 100만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한국 정부나 민간이 이 어마어마한 세력을 활용해서 한-중 민간교류의 다리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시점이다” 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게 하는 교육 프로그램 지원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 박승준 교수(인천대 중어중국학과)는 “2000년대 이후 강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 의 ’동북 공정’ (현재 조선족의 만주 광야를 중심으로 한 발해-고구려 역사 흐리기) 작업은 중국 내 56개 민족 중 인구 수 14위에 달하는 조선족을 한족의 역사에 편입 시키려 하는 거국적 사업이다”며 “영상매체를 컨트롤하는 중국 광전총국 등은 한-중 문화교류가 늘어나는 것을 경계하면서 컨텐츠의 내용까지 지침을 내리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문화-연예 등 소프트 콘텐츠 시장에서 폭 넓게 벌인 ‘보복 조치’도 광전총국이 주도하고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전문가는 “조선족이 한국 내에서 우리 국민과 뭉치는 걸 바라지 않는 게 중국의 속셈일 수도 있지 않나. 결국 조선족 깡패 영화는 내국인과 동포를 이간질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며 “조선족을 보는 시각이 ‘확증편향’되는 것은 결코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족이 거지 깡패나 조직폭력 집단으로 묘사된 국내 영화는 ‘신세계’ ‘아수라’ ‘공모자들’ ‘차이나타운’ 등이 있다.
최근 늘고 있는 차이나머니의 유입은 게임 IT업계에 이어 TV드라마와 영화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거대 미디어그룹인 ‘화처미디어’는 TV드라마 히트작 ‘태양의 후예’ 제작사인 ‘NEW’의 지분 15%를 가져가며 2대 주주가 되었고, 소후닷컴은 김수현이 소속한 ‘키이스트’에 15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가 됐다.


한편 대표적 방송콘텐츠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엔 중국의 주나인터내셔널이 자본 참여를 하였으며 김종학프로덕션 소리바다 등이 손꼽히는 중국인 투자기업이다. 

psoh2244@jayoo,co,kr

<사진>조명권 귀한동포회장

 

 

psoh2244@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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