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최영훈

이준석의 투정, 김종인의 몽니...국민의힘 내부와 바깥의 적(敵)이다. 20대 대통령을 뽑는 3.9 대선의 시대정신은 폭정(暴政)과 실정(失政)을 일삼은 문재인 정권의 교체다. ㅊㅊ

여기에 붉은 신호등을 켜게 만드는 암적(癌的)인 존재가 바로 30대 제1야당 대표라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 공선사후(公先私後), 누구보다 이 정신에 투철해야 할 공당의 대표가 철부지 투정 부리듯 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측근들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가 칩거에 들어갔다. 1차적으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무산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 측과 갈등이 심화된 탓일 거다. 2대녀(20대 여성)의 지지를 받는 이수정 교수의 영입에 대해 준석은 반대의 뜻을 밝혔으나 패싱 당했다.

그것이 이준석의 자존심에 불을 지른 듯하다. 이준석은 30일 밤 초선 의원 5, 6명과 함께 소주를 10병 넘게 마셨다는 후문이다. 그는 측근들에게 "선대위 인선과 당 대표 일정(최근의 충청 방문)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며 투덜거렸다고 한다.

공당 대표의 당당한 처신이 아니라 선대위의 헤게모니를 움켜쥐려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 후보가 선출돼 선대위가 구성되면 당무와 인사를 비롯한 모든 권한은 후보가 쥐고 그의 주도로 가는 게 정상이다.

과거에도 후보와 당대표가 충돌하는 예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부에서 극소수만 알 정도로 은밀했다. 이번처럼 외부로 중계방송한 예는 전무하다. 어린아이가 길 가다 장난감 가게를 봤다. 곰인형을 사달라고 졸랐다. 엄마가 안 된다고 하자 길바닥에 발랑 누워버렸다. 그런 장면을 이준석이 연출하고 있다.

혹자들은 무책임한 양비론이다. "당내 여러 세력을 하나로 묶고 바깥의 야권과 단일화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데..." 윤석열의 탓도 크다는 지적이다. ‘이준석의 부산 나르샤’가 윤 후보 탓인가?

언론인들이여!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자. 왜 양비론이냐? 진보좌파 언론이나 지상파야 그렇다 쳐도 보수우파 신문이나 종편도 나태하다. ‘야당 대표는 사보타지(태업) ,측근은 자리다툼, 후보는 뒷짐 지고...’ 운운.

공당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이준석 뒤에는 하버드 출신 20~30명 브레인이 SNS 여론전 전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만만치 않은 위력으로 판을 흔들고 윤석열 후보에게 대들며 공세의 고삐를 죌 것이다.

이준석이 김종인의 하수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준석은 기는 척하면서 김종인의 위세를 이용할 뿐이다. 때가 오면 김종인을 손절하고 무소의 뿔처럼 홀로서기로 갈 것이다. 이준석의 야심은 그만큼 크다. 이준석은 2027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세작 언행으로 야권통합 정권교체가 실패하면 한국에서 살기 힘들 거다. ‘어린 박찬종’으로 평생 뱃지도 못달고 ‘0선’에 그치는 위성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이준석은 재주가 있고 갈고 닦은 실력도 좀 있다. 자숙하고 한 10년은 현장에서 더 배우려는 자세로 가라. 그럴 때 기회가 열린다.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疎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크고 넓어 엉성해 보이지만 결코 그 그물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명구다. 하늘이 이준석의 야욕을 지켜보고 있다.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한다. 호랑이처럼 용감하되 사슴처럼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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