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
류근일

이젠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유권자가 결단해야 할 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완주 의사를 최종적으로 밝혔다. 단일화 염원은 물거품이 됐다.

이렇게 된 자명한 책임이 누구에게 더 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유권자 차원에서 단일화를 이룩할 것인가를 더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준석 밉상을 용서할 수 없고, 안철수의 넉넉지 못한 정치적 용적과 윤석열의 역부족을 원망할 수밖에 없지만.

유권자 차원의 단일화를 바라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왜 정권교체가 그토록 절실한지의 근본 이유를 새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왜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가? 결론은 자명하다. 자칭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이름의 ‘주체사상 운동권’ 세상이 한 번 더 연장될 경우 그것은 자유 대한민국의 멸망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정치, 자유시장 경제, 기본적 인권, 개방사회, 글로벌 체제, 선진화, 일류국가의 꿈은 소멸하고, 전체주의, 일당체제, 디지털 독재, 폐쇄경제, 가난의 평등화, 홍위병 폭력, 인민위원회, 법치 파괴, 야만의 시대, 중화 제국주의 지배가 도래할 것이다.

이걸 원하는가? 원한다면 그리 가면 된다. 선택은 자유다. 원하지 않는다면 유권자 스스로 단일화를 하는 수밖에 없다. 알아서 할 일이다. 이 선택은 여-야 선택도, 보수-진보 선택도 아니다. 이것은 자유의 삶이냐 전체주의 삶이냐의 선택이다.

한심한 것은 상당수 교육받은 사람들까지 전체주의가 무엇인지, 그게 왜 끔찍한 것인지를 감조차 잡지 못한 채 "전체주의? 글쎄, 그게 뭔지 잘 모르겠네…" 하는 식으로 대범하게 넘긴다는 사실이다. 도무지 그런 데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 그만큼 자유롭게 살았으면서도 자유가 무엇인지, 그 반대가 어떤 것인지를 교육을 통해, 체험을 통해, 성찰을 통해 내면화하질 못한 셈이다. 기막히고 한심한 노릇이다. 왜 우리 지성(知性)계는 이다지도 빈핍한가?

대선 재외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LA 총영사관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재외선거인 신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미국에서 5만3000여 명 등록 유권자들이 20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를 시작했다. /연합
대선 재외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LA 총영사관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재외선거인 신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미국에서 5만3000여 명 등록 유권자들이 20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를 시작했다. /연합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처절한 자유 투쟁을 해본 적 없는 공짜 자유인들인 한에는, 그런 ‘자유에 대한 무덤덤함’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어있었을 것이다. 이 세대는 그렇게도 무심하게 살았다. 선배세대가 다부동 전투에서 어떻게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 터지게 싸웠는지를,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오늘의 한국인 세대다.

그러나 이제야말로 죠지 오웰의 ‘1984’ 같은 전체주의 일당독재 세상이 코앞에 닥쳐와 있다. 그래서 오늘의 한국인들은 결단해야 한다. 그런 전체주의 세상을 한 번 살아볼 작정인지, 그래서 실제로 겪어본 다음에야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그에 대해 ‘노(No)’라고 말할 것인지를.

‘노(No)’라고 말하기로 정했다면, 윤석열-안철수가 이룩하지 못한 단일화를 유권자들이 이룩해야 한다. 어떻게? 굳이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뻔한 이야기다. 쉬운 이야기다. 유권자 스스로 자신의 표의 향방을 ‘상식적인 산술 법칙’에 따라, 정하면 된다. 그러면 단일화가 저절로 된다.

윤석열-안철수를 향해 자꾸만 "단일화 해달라, 단일화 해달라"하고 조를 필요가 없다. 공연히 입만 아프고 그들 콧대만 높여줄 뿐이다. 그러지 말고 나 스스로 단일화를 하면 된다. 손쉬운 일이다. 당당한 방식이다. 판단해주고 결정해주는 것이다. 왜 구차하게 부탁해? 내가 단일화를 강제하면 될 것을! 그렇다. 강제하자, 강제하자, 강제하자! 표의 힘으로.

내전(內戰)이 따로 없다. 지금의 상황이 내전이다. 최후의 결전만 남았다. 이 결전은 백병전이다. 여기서 이기면 자유인이 승리한다. 위대한 표의 결단으로 진정한 자유인의 자격을 쟁취하길! 자유는 공짜가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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