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성
김학성

3.1 운동은 국민이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 당시 조선인은 임금의 백성으로 신민(臣民)에 불과했지만, 3.1 운동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 조선인은 주인이 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저항하였고, 국민이 되었다.

3.1운동은 대한제국과 결별하게 해 주었다. 3.1 운동의 독립 의지는 한 달 만에 상해임시정부를 출범시켰고, 임시정부는 대한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고 희생했고 헌신했다. 순종이 버젓이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시정부는 왕조 복귀 대신 공화국을 선택했다. 공화제를 선택한 것은 나라를 빼앗긴 군주에 대한 책망이었다.

3.1운동은 불의에 눈감아서는 안 됨을 보여주었다. 대한은 동방의 보잘것 없는 작은 나라였지만 어두운 시대에 좌절하지 않았다. 우리 민족은 대동단결하였고, 함성과 외침만으로 모든 불의에 용감히 맞섰다. 일제는 수많은 유관순을 감옥에 가두었지만 그들의 독립 의지까지 가두지는 못했다.

3.1운동은 제국주의의 탐욕을 꾸짖었다. 1900년대 국제상황은 제국주의 열강들이 자신들의 배를 마음껏 채우던 탐욕의 시기였다.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가지게 되자, 을사늑약을 통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았다. 3.1 운동은 이러한 제국주의에 반기를 들었고, 침략자 일본의 오만을 꾸짖었으며, 전 세계 약소 민족에게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3.1운동은 의로운 분노를 깨우쳐 주었다. 분노를 모르는 자는 스스로 일어서기 어렵다. 당시 아시아 전체를 휩쓸었던 막강한 일본의 군사력 앞에서 이들에 대한 분노 표출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3.1 운동은 이러한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분노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 의로운 분노는 계산을 모르기에 엄청나게 큰 힘과 동력을 만들어낸다.

지금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여전히 불안하고 세계는 여전히 탐욕스럽다. ‘미일중러’의 동북아의 흐름은 예나 지금이나 도도하며, 우리는 동북아시아의 격랑 한가운데 놓여있다. 그럼에도 3.1운동 103년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념·계층·세대’ 간 대립과 갈등에 놓여있다. 우리는 불가능에 도전한 103년 전 선조들의 저항 정신을 되새기며 국권피탈의 원인을 돌아보면서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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