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4)
(좌승희)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4)
  • 더 자유일보
  • 승인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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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는 좌승희 박사의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2018년 2월 기파랑 출판)⟫을 연재합니다. 자유일보 애독자들에게 대한민국 경제의 본질적 고질적 병폐인 저성장과 양극화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4>경제 창발의 전제는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신상필벌의 경제적 차별화

제1장 저성장과 양극화의 원인; 자본주의가 문제인가

제2장 경제발전의 일반이론: 자본주의 경제발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

*이 장의 내용에 대한 상세 논의는 좌승희(2006, 2008, 2012, 2015)와 Jwa  (2017)를 참조

1. 자본주의 복잡경제의 발전: 신상필벌의 공정한 경제적 차별의 산물

경제발전은 열린 복잡계 경제시스템이 외부와의 비선형적 상호작용으로 시너지 창출을 통해 고차원으로 창발(emerge)하는 현상이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복잡계 경제학에 대한 입문은 Beinhocker  (2006)와 좌승희(2008), Jwa  (2017)를 참조. Beinhocker와 필자는 같은 복잡계 과학관을 원용하지만 경제발전 이론과 정책에서는 서로 다르다. 

서로 다른 세포가 만나 고차원의 조직을 만들어 내고 이 조직들이 서로 만나 더 고차원의 복잡한 조직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결국 세포 덩어리가 인간이라는 최고의 고등동물로 창발하는 생명현상이나, 아마존 강 유역의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복잡계 창발 현상이, 바로 농경사회에서 복잡다기한 고부가가치 산업사회와 지식기반 창조사회로 발전하는 경제발전 현상의 전형적 현상에 다름 아니다.

경제발전은 신고전파 성장론처럼 마차를 만드는 경제가 10대의 마차에서 100대의 마차를 생산하는 선형적 변화가 아니라, 기차, 자동차, 비행기, 우주선을 만드는 고차원으로의 비선형적 질적 변화와 복잡성의 증가를 수반하는 창발을 의미한다. 주류 경제학이 추구하는 ‘균형’을 파괴하는 수확체증 현상이 바로 경제발전의 보편적 현상이다. 따라서 균형이론에 바탕을 둔 주류 경제학은 비선형적 창발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주류 경제학은 발전이 멈춘 채 1만 5천 년 가까이 ‘맬서스 함정’이라는 궁핍의 균형 속에 갇혔던 농경사회 경제학이다. 오늘날의 창조적 자본주의 경제발전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럼 경제발전을 이끄는 창발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필자는 경제 창발의 전제는 ‘나쁜 성과보다 좋은 성과를 더 보상하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경제적 차별화 원리’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차별화란 ‘다른 것을 다르게, 같은 것을 같게’ 취급한다는 의미이며, 우리가 항상 거부해야 할 정치적, 사회적 차별과는 다르다. 서로 다름을 바탕으로 성과에 따라 보상을 차별화함으로써 모두를 동기부여하여 새로운 질서 창출에 나서게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신상필벌의 공정한 경제적 차별이 복잡계 창발 노력의 원천적 동기가 된다는 주장이다.

이 원리는 전혀 새로운 주장이 아니다. 동양에서는 2천 년도 더 전에 중국의 법가(法家)들이 ‘신상필벌’을 국가운영 철학으로 주창하여 진(秦)에 의한 중국 통일의 기틀이 되었다(최윤재 2000). 최근 공자의 『논어(論語)』의 ‘화이부동, 동이불화(和而不同, 同而不和)*’와 좌구명(左丘明)의 『국어(國語)』의 “화실생물, 동즉불계(和實生物, 同則不繼)**”라는 ‘서로 다름 속의 조화만이 만물을 생성할 수 있다’는 사상을 중국철학의 진수라고 강조하는 중국 현대철학자 탕이제(湯一介)의 주장은 너무나 자본주의 복잡경제 친화적이다(중앙일보 2008). 서양도 이미 오랫동안 성경(***)에 뿌리를 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도덕과 윤리관을 설파해 왔고(Smiles 1859), 신상필벌을 ‘정의의 율법(dispensation of justice)’이라 해석하고 있음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상필벌이 바로 정의의 실천임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논어』 『자로子路』). 군자는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것들끼리의 조화를 도모하는데, 소인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무엇이나 같게 만들려 하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국어』 「정어(鄭語)」. 다른 것들끼리 만나서 조화를 이루고 협조하면 만사 만물이 번창하지만, 차이를 말살하고 동일하게 해 버리면 지속되지 못한다, 즉, 서로 다름 속의 조화는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지만 차이를 없애는 일은 모든 변화를 멈추게 한다.  

***「마태복음」 25장 ‘달란트의 비유’ 참조.

최근에는 경제학에서도 행동경제학자들(Tversky and Kahneman 1981; Gneezy and List 2013; 유리 그니즈 외 2014)이 인센티브의 차별화가 사람들로 하여금 산(山)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힘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신상필벌의 필벌(必罰)이 신상(信賞)보다도 더 강력한 인센티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좋은 성과에 상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쁜 성과에 대해서 벌을 내리는 것이 더 강력한 동기부여 작용을 한다는 의미이다. 경영학에서도 이미 성과에 따른 보상의 차별화가 기업 성공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우수한 성과에 대해 보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쁜 성과를 퇴출시키는 전략이 성과에 대한 보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Welch 2005). 신상필벌의 차별화는 인류가 오랜 세월 생존경쟁의 진화압력 속에서 터득한 생존을 위한 삶의 이치이며 진리인 것이다.

2. 경제발전의 원리: 시장·정부·기업의 삼위일체 경제발전론

필자는 그동안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는 한국의 ‘한강의 기적’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경제발전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시장중심적 주류 경제학은 자유시장의 역할을 신격화하고 있지만, 사실 시장은 항상 불완전하며 시장의 힘만으로 경제도약에 성공한 예는 없다. 신고전파 성장이론과 워싱턴 컨센서스 등이 그 대표적 예이다.

정부 주도를 강조하는 정부 중심 사고 또한 왜 그 많은 경제들이 정부의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소수의 성공사례들이 정부 주도로 성공했다고 하지만 정부의 어떠한 역할이 경제발전 친화적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 주창자들이 그 예이다.

한편 사회주의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사회민주주의가 보편화되면 서 경제평등주의 정책이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으나, 이를 채택한 많은 나라들이 경제정체(stagnation)를 경험하고 있으며, 체제의 지속가능성이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주창하는 좌파적 경제학은 그 원인도 잘 모르고 대책도 못 내놓고 있다. 수정자본주의 혹은 사회민주주의 정치경제체제 주창자들이 그 예이다.

여기서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 모든 기존 이론이나 정책론들은 자본주의 경제의 발명품인 ‘주식회사’ 제도가 경제발전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산업혁명과 그동안의 지속성장이 주식회사 제도의 등장과 활성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데도 경제학은 아직도 기업이 없던 농경사회 경제학을 못 벗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주류 경제학 이론이나 정책론들은 아직도 한국 개발연대의 경제적 도약이나 일본 메이지유신 이후의 산업화, 중국의 지난 30년 동안의 성장을 일관성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동북아의 도약 경험을 일종의 예외적인 현상 또는 특이한 현상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근세의 경제기적의 경험인 일본의 메이지유신, 한국의 한강의 기적, 중국 덩샤오핑(등소평)의 개혁개방 경험과 서구 산업혁명의 성공 경험을 통합하여, 경제발전에 있어서 시장·정부·기업 3자의 필수적 보완 기능을 강조한 시장·정부·기업의 삼위일체 경제발전론을 전개하였다. 이 이론은 기존 이론들이 시장만을 강조하거나 정부만을 강조하거나 혹은 기업만을 강조하는 등 특수이론에 치우친 단점을 보완하여, 이들 3자가 선택적이 아니라 모두가 필수불가결의 경제발전 기능을 수행해야 발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경제발전의 ‘일반이론(a general theory)’을 제시한다. 이하에서는 아주 간략하게이 새로운 경제발전 이론을 설명하고자 한다.

*‘삼위일체 경제발전론’의 보다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좌승희(2006, 2008, 2012)와 Jwa  (2017)를 참고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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