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백신 추가 접종으로 오미크론을 막는 것은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캡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백신 추가 접종으로 오미크론을 막는 것은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캡처

국내 백신 접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감염율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 4차 백신 접종으로 오미크론을 막는 것은 어렵다는 의료 전문가 입장이 나와 주목된다.

1일 대한의사협회는 현재의 코로나 방역 시스템을 진단하고 개선 및 대책마련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라 신규 확진자가 1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월 중순 일 확진자 수 30만명까지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좌담회에는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 △염호기 의협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장 △서지영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우선 백신 접종률이 높은데도 감염율이 높아지고 있고 4차 백신 접종에 대한 말들이 나오는 상황에 천은미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빠르고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을 얻는 것 자체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오미크론 예방률이 70%정도밖에 안 된다"며 "3개월 정도 지나면 그 효과도 현저히 떨어져 4차 백신접종으로 오미크론을 막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의 접종보다는 개발된 치료제의 적절한 사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지영 교수도 "대부분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을 막는 데에는 효과와 효능이 다소 낮다"며 "4차 접종은 해외 사례를 먼저 지켜본 후 우리나라에 적용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호기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인해 중증화율과 입원률, 사망률이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백신 접종으로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체계로 전환하면서 고위험군 환자들의 관리미흡 지적도 나왔다. 천은미 교수는 "재택치료 급증에 따라 고위험군 환자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으며 이런 환자들의 후유증으로 인해 재입원이 반복되고 있다"며 "현재 입원환자 절반은 코로나 연관환자며 절반은 타 질환으로 입원했다가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들이다. 반드시 입원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면 입원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염효기 교수는 "입원이 정말 필요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대한 정리가 명확히 되지 않고 의료기관 내 의료인들 역시 감염자가 많아지고 있어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등 혼란의 시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폭증 상황에 대해 ‘확진자 수’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사망 가능성이 높은 최약계층 보호와 중증화 억제를 위한 치료 시스템 개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자가검사키트 검사 후 양성자에 대한 추가 PCR검사 방식이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교수는 "자가키트를 통해 양성이 확인될 경우 감염 가능성이 높아 PCR검사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PCR검사를 통해 감염력이 낮아진 상태의 환자들이 더 많이 발견되는 검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천은미 교수는 "독감 시스템과 같이 개인의 자가검사키트를 통해 양성이 나올 경우 빠르게 치료제를 처방하고 확진의 확인이 반드시 필요한 보호자와 같은 경우에만 PCR검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돼야 한다"며 "정부가 자가검사키트를 적절하게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호기 교수는 "실제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검사의 신뢰도 차원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다만 스크리닝 테스트 정도로 이용하는 것은 괜찮으나 자가검사키트를 통한 결과만으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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