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야권 후보단일화 결렬을 이유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야권 후보단일화 결렬을 이유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20대 대선을 며칠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인사 4명이 "‘정권교체’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하며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안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민의당 지도부에서도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의 문을 열라"라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와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 임삼진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은 1일 서울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 ‘안철수지지 철회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가 대선완주를 선언하면서 압도적인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을 저버렸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대 대통령 후보로 안 후보를 지지했던 우리는 오늘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며 "많은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시키고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일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일화는 국민의 바람이고 하늘의 뜻이며 역사의 순리"라며 "그런데 안 후보는 대선 완주를 선언함으로써 이 시대적 사명을 져버렸다. 이 선언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많은 국민들은 실망과 불안 속에 잠을 설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안 후보가 도덕성과 정책 능력을 갖추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그가 천명한 국민경선이나 정치교체 같은 정치적 소신을 존중한다"면서도 "지금 그런 소신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권교체는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이며 시대적 요청"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이어 "안 후보가 주장하는 국민경선이 결코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에 우선할 수 없다고 믿는다"며 "정권교체를 애타게 기다려온 국민의 간절함을 외면한다면 안 후보의 정치적 소신은 아집과 불통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단일화가 결렬된 이상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안 후보 지지를 철회한다"며 "단일화는 안 후보가 사는 유일한 길이며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의 길이다. 정권교체의 실패는 안철수와 국민의 당의 실패가 아니라 국민의 실패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인 목사는 ‘철회 기자회견을 하기 전까지 안 후보와 소통하거나 설득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와 최근에는 누구든지 잘 연락이 안 되지 않느냐"면서 "최근에 직접 소통한 일은 없고 간접적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안 후보의 입장, 소신 이런 건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당 지도부 내에서도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근태 국민의당 청년 최고위원은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대선이 안 후보의 ‘비전’이 완주하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면서 "우리의 비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부터 이뤄져야 한다"라며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의당은 과학기술강국, 555 초격차 전략이란 비전 아래 이번 대선을 치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비전은 민주당의 재집권을 막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비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부터 이뤄져야 한다. 무너진 과학기술 정책과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서라도, 비과학적인 방역정책으로 신음하는 국민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정권교체,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재집권은 병든 대한민국의 숨통마저 끊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권의 공통된 열망이다. 이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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