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올림픽위원회 "인종 차별이자 스포츠의 정치적 도구화" 반발

러시아 육상 선수 마리야 라시츠케네. /연합
러시아 육상 선수 마리야 라시츠케네. /연합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스포츠계의 징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육상, 스키, 배드민턴 등의 종목도 ‘러시아 퇴출’을 선언했다.

세계육상연맹은 2일(한국시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및 관계자들은 연맹 주관 대회에 출전이 금지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8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개막하는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올해 7월 미국 오리건주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진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조작 사건으로 인해 2015년 이후 세계육상연맹 주관 대회에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해왔다.

그러나 이번 징계로 러시아 선수들은 앞으로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도 연맹 주관 대회에 나올 수 없다.

국제스키연맹(FIS)도 2021-2022시즌까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FIS는 지난달에는 이번 시즌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를 모두 취소한다고도 발표했다.

배구, 조정, 트라이애슬론, 카누, 사격 등의 국제경기단체들 역시 러시아와 벨라루스 퇴출을 선언했다.

테니스, 수영, 사이클, 국제자동차연맹 등에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개인의 중립국 선수 자격 출전은 허용한다.

테니스는 현재 남자 단식 세계 1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여자 단식 세계 3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등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주요 선수들이 계속 투어에 뛸 수 있게 되므로 실질적인 징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드민턴의 경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하되 이번 주 스페인에서 열리는 장애인 배드민턴 대회에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현재 러시아 선수들이 이미 스페인에 도착해있다"며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뛰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용품업체인 아디다스는 러시아 축구협회와 후원 관계를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 축구협회는 전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국제 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이와 같은 국제경기단체들의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징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OC는 2월 28일 집행위원회를 통해 국제경기단체와 주요 스포츠 행사 주최 측에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 및 관계자들이 해당 국가 이름으로 참가하지 않도록 하고, 국가 상징과 국가색, 국기, 국가(國歌) 등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1일 성명을 내고 "이런 조치들은 올림픽 정신의 진실성에 위배된다"며 "인종 차별 행위이자 스포츠를 정치적 도구로 삼는 것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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