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휘발윳값이 오르고 있는 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 돼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2.88원 오른 L당 1766.20원이다. /연합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휘발윳값이 오르고 있는 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 돼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2.88원 오른 L당 1766.20원이다. /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1차 고유가 시기(2008년 4월~8월), 2차 고유가 시기(2011년 2월~2014년 8월)에 이어 사상 세 번째의 배럴당 100달러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지속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 그리고 경상수지는 305억 달러 감소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이르면 경제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포인트 상승, 경상수지는 516억 달러 감소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한국경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소비량, 즉 원유의존도가 202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국민 1인당 원유 소비량 역시 4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8% 급등한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4년 7월 22일 이후 최고가 마감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7시 28분 현재 배럴당 7.1% 뛴 105.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역시 지난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러시아는 세계 3위의 산유국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非)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증산 관련 신호를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IEA) 의 31개 회원국들은 이날 비상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해 수출 통제, 금융 제재 및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한 비상 비축유 방출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6000만 배럴은 초기 분량으로 IEA는 상황에 따라 추가 방출도 검토하기로 했다. IEA 회원국들이 비상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뜻을 모은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며, 1974년 아랍의 석유금수 조치로 제도가 설정된 이후 네 번째다.

러시아는 하루 400만∼5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방출량은 러시아 하루 수출량의 15배에 달하지만 전 세계의 하루 소비량보다 적다. 이번 방출량의 절반은 미국에서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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