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김태수

지난해부터 전운이 감돌던 우크라이나에 마침내 러시아가 전격 침공을 감행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이 전쟁의 가능성이 처음 뉴스에 보도되면서 전 세계 시민들은 지난 2008년 2014년 러시아의 조지아와 크림반도에 대한 제한적인 전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동유럽의 가장 큰 나라일 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프랑스와 버금가는 국가다. 소규모 국가인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영토 남쪽으로 떨어져있는 크림반도와는 비교가 안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처음에는 조지아나 크림반도처럼 전쟁이 쉽사리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생각대로 전개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망명요청을 거부하고 키에프에 남아 전쟁을 지휘하고 있다.

10배 이상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면 언젠가는 우크라이나 전체가 점령될 것이다. 하지만 그 기간이 얼마 걸릴지 모르고 점령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는 미국이 월남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과 흡사하다. 우크라이나는 2차대전 때 나치 독일을 상대로 러시아와 함께 전쟁을 했다. 후르시초프, 브레즈네프 등 과거 소련공산당 서기장들은 우크라이나 출신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관계에서 전쟁이 제대로 전개될 리 없다.

독일 등은 즉각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로켓과 탱크공격용 미사일 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폴란드는 탄약공급을 시작했다. 프랑스, 영국 등도 제한된 군사 및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미국도 탱크공격용 제벨린 미사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를 지원하는 국가는 공격기지를 제공한 벨라루스뿐이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는 나름 나토로부터의 위협을 방어하는 데 있다. 2차대전 후 구 소련은 19세기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과 히틀러의 침공을 이겨내고 독일과 전 동유럽을 점령했으며 그 승리의 대가로 전 동유럽에 대한 대 러시아 방어전선을 구축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포함되었고, 이 상태로 동유럽체제가 이어왔다. 이 체제가 1990년대 초 냉전이 끝나면서 지금까지 점차적으로 무너져가고 있었던다. 2008년 2014년 조지아와 크림반도 공격도 이러한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마침내현재의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완전히 폭발된 것이다.

현재 전선은 답보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푸틴이 현재의 15만~19만 병력에서 배 이상으로 더 병력을 늘리고 대대적 공세를 퍼부어 전쟁을 확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서유럽국가들의 반응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다. 또한 현재 푸틴이 핵공격을 암시하고 있는데, 이 또한 어떤 상태로 전개될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 전쟁은 2차대전이 20세기를 가늠한 것처럼 그러한 잠재성이 있다.

전쟁은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해 세계 증권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유가도 크게 오를 것이다. 전쟁이 독일과 기타 국가가 참전하는 또 하나의 국제전쟁으로 전개될 경우, 세계적 파탄이 올 수 있다. 그러한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미국은 이러한 모든 것을 감독하는 입장에서 조기참전이 바람직하지만 현재 현실성은 크지 않다. 현재로서는 전면적 국제전쟁으로의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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