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권교체 성큼, 압도적 지지" vs 민주 "효과 안 크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전 최종적으로 합의문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전투표 전날인 3일 새벽 극적으로 성사된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가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대선 당일(3월 9일) 본투표 용지에는 단일화 결과가 반영되지 않는다. 다만 투표소 현장에서 즉석 출력되는 사전투표(3월 4∼5일) 용지에는 안 후보 사퇴로 표기된다.

여야 정치권은 단일화를 계기로 서로 지지 세력이 총결집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표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민의힘은 단일화를 통해 정권심판론 구도가 완성됐다는 데 방점을 찍으며 ‘단일화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단일화가 원했던 시기보다 늦어진데다 위기의식을 느낀 여권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자축은 자제하면서 ‘압도적 지지’를 당부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SNS에서 "후보단일화로 인해 국민적 염원인 정권교체가 성큼 가까워졌다. 진정한 국민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윤 후보에게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됐더라도 뉴스가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 중계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단일화 사실을 아는만큼 그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남은 기간 단일화에 더 힘 빼지 않고 선거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요즘 유권자들은 그 정도는 다 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며 "내일이 사전투표 날인데 그 전날인 오늘이 마지노선이자 효과면에서도 가장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에 터져 나온 단일화의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 파장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모습이었다.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단일화가 성사된데다, ‘단일화 변수’가 이미 표심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판단 아래 대권 판도가 크게 요동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수주간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유권자의 피로감이 가중된 데다 또다시 재연된 ‘철수정치’에 실망한 여론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부장은 이날 당사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로 이·윤 후보의 지지율 변동이 급격히 이뤄질 것 같지 않다"면서 "단일화 과정 자체의 갈등과 윤·안 두 후보의 욕심이 노출되는 과정을 거치며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오히려 이 후보와 민주당 지지층의 총결집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 많았다.

2002년 12월 18일 밤 대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를 전격 선언한 뒤 외려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 ‘전례’를 저마다 언급하는 분위기였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단일화 선언이 너무 늦었다"면서 "오히려 우리 지지 세력에 위기의식을 줘 표가 응집할 결정적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단일화는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에 성사된 만큼 양당은 각자 ‘지지 세력이 결집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총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화의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통화에서 "정권교체 여론에 단일화가 기름을 부으며 탄력을 받을지 아니면 이 후보에 대한 응집력이 커질지의 싸움"이라면서 "안 후보가 얼마나 선거에 같이 뛰어주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분위기는 윤 후보에게 유리하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피로도가 높았기에 반작용도 있을 수 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양측에서 최대한의 결집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윤·안 후보 단일화 이전이자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인 지난 1∼2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가상 양자대결의 경우 이 후보 지지율은 45%, 윤 후보는 45.9%로 나타났다.

두 후보간 격차는 0.9%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초접전이다.

칸타코리아가 서울경제 의뢰로 지난달 27일∼지난 1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천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면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포함한 3자 대결구도에서 이 후보 38.3%, 윤 후보 49%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는 전화면접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1.6%였다.

칸타코리아 조사는 무선(89.1%)·유선(10.9%)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2.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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