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3일 충남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3일 충남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후보사퇴 및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하며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가 선거를 6일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됐다.

국민의힘-국민의당 두 정당은 대선 후 합당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안·윤 두 후보가 단일화를 성사시킴으로서 오는 9일 대선에서 윤 후보의 승리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최근 윤 후보에게는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친문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이 윤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한 데 이어, 이날은 안 후보마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진보-중도-보수를 아우르는 국민통합의 ‘빅 텐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또다른 친문단체의 윤 후보 지지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30대와 40대 여성들이 주축이 된 친문단체인 ‘문꿀 오소리부대’가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윤 후보가 싫어도 이 후보보다 낫다는 비판적 지지자들과 윤 후보가 괜찮다고 생각이 바뀐 적극적 지지자들이 함께 전략적 지지를 선택했다.

‘스페이스 민주주의’라는 친문단체에서도 이날 윤 후보 공개 지지선언을 했다. 스페이스 민주주의는 지난 1일~2일 이틀 간 윤 후보 지지에 대한 서명을 진행했고,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윤석열 전략적 지지’ 행사를 개최했다.

반대로 최근 윤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진 상태로 고정돼버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는 엎친데 덮친 격이 돼 버렸다. 최근 민주당은 다당제, 결선투표제,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교체’를 명분으로 소수정당들을 끌어들여 연합전선을 펴려 했지만 안-윤 후보의 단일화로 인해 이런 시도가 수포로 돌아갈 상황에 처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은 두 후보의 단일화를 애써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3일 본부장단 긴급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현명하다. 지금까지 진행 과정을 다 지켜보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는 입장만 밝히고 별다른 평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도 ‘단일화는 어차피 성사될 일’ 이었다며 불필요한 말을 꺼내지 말자는 의견도 있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일화는) 어차피 이뤄질 일이었다. 주변에서 들들 볶여서라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유감이다, 좋은 정책은 대선 이후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선에서 끝나야지, 절대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지지자들을 떠올리게 하면 안 된다"며 안 후보에게 조롱과 막말을 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조씨는 특히 정청래 민주당 의원 등 여당 강성파들을 향해 만약 안 후보를 조롱하는 행위를 한다면, 이는 도리어 이 후보 표를 깎아 먹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거를 6일 앞두고 극적으로 단일화가 성사되긴 했지만 단일화 효과를 온전히 보기 위해서는 무효표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 선대위에서는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했던 기존 캠페인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안이다. 4~5일 양일간 진행되는 사전투표는 투표소 현장에서 투표용지를 인쇄하기 때문에 안 후보의 기표란에 ‘사퇴’라고 표시된다. 따라서 안 후보에게 투표해 무효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9일 본투표에서는 이미 지난달 28일 인쇄가 끝난 투표용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 후보의 기표란이 그대로 살아있다. 물론 투표장에 안 후보의 사퇴를 알리는 공고문이 게시되기는 하지만, 무효표가 발생할 가능성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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