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가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중평균금리는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는 금융 상품의 금리를 사용빈도나 금액의 비중으로 가중치를 두어 평균한 금리를 말한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85%로 지난해 12월의 3.63%보다 0.22%포인트올랐다. 이는 지난 2013년 4월의 3.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6월부터 계속 올라 올해 1월까지 8개월 사이 1.11%포인트나 뛰었다. 이달 상승폭은 전월의 0.12%포인트보다 더욱 커졌다. 신용대출 금리도 한 달 새 0.16%포인트 올라 5.28%에 이르렀다. 이 역시 2014년 9월의 5.29%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연 3.91%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3.66%보다 0.25%포인트 오른 것으로 2014년 7월의 3.93% 이후 가장 높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장단기 지표금리가 오르고 중금리 대출이 확대되며 전체적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1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23.7%로 지난해 12월의 17.9%보다 높아졌다. 기업 대출금리는 연 3.30%로 전월보다 0.16%포인트 올랐다.

이를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금리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각각 연 3.03%, 3.52%로 0.17%포인트, 0.1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 평균은 3.45%로 전월보다 0.20%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대출금리는 올랐지만 예금 등 수신금리는 일제히 내렸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 금융상품의 금리는 각각 연 1.64%, 1.68%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0.14%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의 전체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65%로 0.05%포인트 내렸다.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 1.55%포인트에서 1.80%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한 달 새 0.25%포인트 이상 격차가 커진 것은 2013년 1월의 0.26%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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