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민간인도 2000명 사망"...유엔 '즉각 철군' 결의안 채택

폐허로 변한 우크라 수도 키이우(키에프) 이르핀의 아파트 단지.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연합
폐허로 변한 우크라 수도 키이우(키에프) 이르핀의 아파트 단지.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 침공 일주일째인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동부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를 중심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참여 중인 러시아 군인 498명이 임무 수행 중 숨졌으며 1597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침공 이후 자국 군대 손실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를 처음으로 내놓은 셈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 사망자 2870명 부상자 약 3700명"이라는 러시아 측 발표가 나오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군인 7000명 이상이 숨졌다"며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재난구조 당국에 따르면 민간인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하르키우 경찰청정보국·대학 등도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하르키우 상공에서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수부대가 하르키우에 진입해 현지 병원을 공격했으며, 이에 따른 교전이 이어졌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키이우 시내 사회기반시설을 겨냥한 미사일과 대포 공격을 늘려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군대가 키이우 외곽에 머물고 있다"며 식량과 연료 부족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은 이날 긴급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이 찬성 141표·반대 5표·기권 35표로 통과됐다(한국은 찬성표). 러시아의 전통적인 동맹국인 세르비아도 찬성으로 선회했다.

북한은 전날 예고한 대로 러시아·벨라루스·에리트리아·시리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으며, 중국·인도·이란·이라크 등이 기권했다.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고립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 결의안은 안보리 결의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당초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지난달 25일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으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무산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 국영매체 금지·은행 7곳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 확정(12일부터 시행)에 이어 암호자산 활용 차단·석유가스 규제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에도 서방의 무더기 제재가 가해졌다.

러시아 공습으로 집 파괴돼 슬퍼하는 우크라 주민.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고렌카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집을 잃은 한 주민이 슬퍼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해 공세를 강화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지워버리기를 바란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AP=연합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