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으니’ 동상동몽···트럼프 썩소
‘이니-으니’ 동상동몽···트럼프 썩소
  • 최성재
  • 승인 2018.03.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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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재 문화교육 평론가]

[남북정상회담이 동상동몽(同床同夢)이라면, 미북정상회담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2017년 12월 9일에서 12일까지 한국의 대통령 비서실장이 중동에 다녀오면서, 남북정권의 밀월 함박꽃이 한겨울이 무색하게 활짝 핀다. 평창과 평양의 하늘 위에 평화의 조화(造花)가 활짝 핀다. 누구는 다 차린 상에 달랑 푸르죽죽 녹슨 숟가락 하나 들고 와서 상석을 싹쓸이하고, 누구는 장원급제자에게 바치는 어사화를 달뜬 목소리로 간드러지게 부르고, 누구(서울과 평양의 방송)는 요순임금에게 바치는 태평성대의 격양가를 들뜬 목소리로 힘차게 부른다.

겨울 잔치가 끝나기 무섭게 3차 남북정상회담(4월)이 기정사실화되고, 1차 미북(美北)정상회담(5월)이 조건부 합의를 본다.

그사이 전(前)자가 붙은 공동의 적들은, 남북정권에게 미운 털 단단히 박힌 공동의 적들은 평창올림픽에서 기록을 갈아치우듯이 전격 구속과 장기 수감의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우고, 전전(前前)자 붙은 또 다른 남북공동의 적들은 사방팔방에 쳐놓은 구속과 수감의 올가미를 향해 개미지옥에 걸려든 개미들처럼 속절없이 끌려간다.

최면에 걸린 듯 몽롱한 눈을 반쯤 감은 채, 거짓의 성벽을 허물고 진실의 대문을 열고서 제 발로 뚜벅뚜벅 걸어 나와, ‘네 죄를 알렸다’ 단두대를 향해 일직선으로 다가간다. 협조와 방조의 대가로 살려 줄 줄 알았는데, 한 자리 뚝 떼어줄 줄 알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기는 한국의 전매특허가 아닌 모양이다. 영국의 BBC가 조심스레 한국의 2호 노벨평화상까지 예측한다.

노태우의 북방정책은 길이가 물경 1311km(압록강 790km, 두만강 521km)나 되는 비단뱀과 같아서, 김일성과 김정일은 숨만 헐떡거리고 있었다. 제 코가 3천 발이라, 군사 도발은 언간생심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납작 긴 보람이 있었던가, 드디어 기회가 왔다.

남북비핵화선언(1991.12.31.), 그것은 약속을 참 잘 지키는 대한민국이 자진해서 전술핵을 제거하고 오로지 약속을 깨기 위해 약속하는 북한이 300만을 굶겨 죽일지언정 기어코 적화통일용 핵무기를 개발할 절호의 기회였다. 북방정책의 천려일실(千慮一失)! (20년쯤 전에 그 당시 국방장관 보좌관 육사 출신 윤OO 박사와 우연히 인연이 닿아, 내가 질책하듯이 따졌더니, 자기가 출장간 사이에 전격적으로 결정되었다며 안타까워했다.)

1988년 프랑스의 상업위성 SPOT(Satellite Pour l'Observation de la Terre 지상관측위성)에 의해 영변원자로를 전깃줄 없이 가동하면서 그 위에 흙을 덮고 나무를 심는 꼼수까지 발각되는 바람에, 그전까지 미국은 군사위성으로 진작 알기는 알았으되 비밀을 지키고 있었으나, 영변의 지하 진달래는 발전용이 아닌 핵무기 개발용임이 만천하에 들통 나고 말았다.

북방정책의 서슬 때문에 김일성 부자는 그 후 국제원자력기구의 눈치도 보았다. 그러나 남북비핵화선언으로, ‘불’태우 대통령이 신뢰 어쩌고저쩌고 주권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미국에 불도그처럼 대들면서 전술핵을 전격적으로 철수시키면서, 협상의 공이 북쪽으로 홀랑 넘어갔다.

게다가 김일성 부자의 백만 원군이 있었으니, 그것은 한국의 입과 붓이었다. 금상첨화(한국으로선 설상가상), 베트남 적화통일의 제5열 겸 특등공신 미국의 입과 펜도 무조건 대화와 대타협 평화를 울부짖었다.

1992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26년간 일방적으로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질질 끌려가거나 알게 모르게 북한의 3대 세습을 묵인하고 보증했다. 5천만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인류 역사상 최악의 3대 세습에게 보증서주고 달러와 물자까지, 선하면 아니 올세라, 섭섭지 않게 올려 보냈다. 동아시아 안정과 세계평화의 깃발을 휘날리며, 바람 아니 불면 땀 뻘뻘 몽상의 깃발을 흔들며, 전무후무 최악의 3대 세습에게 보증도 서주고 달러와 물자도 올려 보냈다.

일방적인 북한의 승리 공식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건 박근혜의 달러 차단과 내부단속이었다. 개성공단과 해외 노예노동의 달러 차단이었다. 물증과 실정법에 의한 통진당 해산이었다. 북한인권법 제정이었다. 더하여 UN의 북한인권과 북핵의 쌍벌죄 적용이었다. 2019년까지 북한 외화벌이의 전면 차단 결의였다. 처음으로 안팎으로 장단이 착착 맞아가기 시작했다.

박근혜는 음침한 골방에 가두는데 성공했다. 웬걸, 미국 여론조사의 90% 예상을 비웃으며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더니, 빵빵맨(Rocket man)과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의 국회까지 와서 ‘투 트랙(two tracks)’ 전략을 공공연히, 링컨이 노예해방 선언하듯이, 당당히 밝혔다. 그것은 북핵과 북한인권을 함께 거론한 것이다. 100만 이상이 북한의 핵개발로 희생되었다며, 북핵과 북한인권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며, 인류의 이성과 양심을 일깨웠다.

‘이니’(문재인)와 ‘으니’(김정은)는 동상동몽((同床同夢), 트럼프를 제2의 체임벌린(1938년 뮌헨평화협정)이나 제2의 닉슨(1973년 파리평화협정)으로 만들려고 한다. 여기서 내세우는 건 이제나 저제나 평화, 평화다. 히틀러가 그랬고 레득토(여덕수, 黎德壽, 베트남 공산당 남베트남 담당)가 그랬듯이, 그들은 평화의 지하 병기창에서 무기를 한층 고도화하고 대량화한다. 지상에서는 평화의 깃발과 나팔로 눈과 귀를 속이고!

트럼프는 미북정상회담의 충분조건으로 김정은의 선제적 행동을 요구한다. 거기에는 북핵만이 아니라 북한인권도 들어 있을지 모른다. 트럼프가 김정은의 치명적 급소인 북한인권 문제를 미친 척하며 불쑥 꺼내면, 남북 동상동몽 정상회담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의제에 오르지 못할 북한인권 문제(이를 물타기 하려고 종래의 동물원식 남북이산가족상봉을 추진할 것이지만)을 꺼내면, 민간인의 자유통신과 자유왕래, UN 사찰 하의 강제수용소 폐쇄 등을 북핵과 나란히, 또는 우선적으로 꺼내면, 26년 지속된 북한의 일방적 주도권은 와르르 무너질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도 무늬만 우익이었던 부시나 이명박처럼 세 치 혀를 날름거리며 병신골반 춤이나 요란하게 추다가, 이용만 실컷 당하고 닭 쫓던 개 신세가 되면, 이쪽저쪽으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옴팡지게 얻어먹을 것이다. 누구와 누구는 에헤야 데야, 쾌재를 부르겠지만!

csj@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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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루 2018-03-14 20:43:26
위장평화 공세 속에 돌아가는 판세를 선생님께서는 정말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십니다. 이 땅의 종북좌파 위정자들과 정신 줄 놓고 혼이 나가 칠흑같은 어둠의 대양 속에 주권자 없는 어족들처럼 이리저리 휘둘리며 허우적대는 대다수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선생님께서는 홀로 우뚝 솟아 별빛처럼 빛나는 등대 역할을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