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서울서 당·정·사회단체 완전 장악
박헌영, 서울서 당·정·사회단체 완전 장악
  • 유진
  • 승인 20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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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모스크바의 김일성(오른쪽 끝)과 박헌영(오른쪽에서 두번째). 남침 허락을 받기 위해 스탈린을 만남.
1949년 모스크바의 김일성(오른쪽 끝)과 박헌영(오른쪽에서 두번째). 남침 허락을 받기 위해 스탈린을 만남.
<16>치밀한 준비,  6월 28일 인민군 서울 점령후 곧바로 미리 조직해놓은 정치공작대 각 지역 파견

6.25전쟁 시기 북한의 대남공작은 크게 2단계로 구분해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북한군이 전쟁을 일으킨지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한데 이어 곧바로 경상도 일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지역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추진했던 전쟁초기 공작이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는 전쟁후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남쪽으로 내려갔던 북한군에 대한 보급선이 끊기면서 어쩔 수 없이 북한군이 점령했던 남한지역에서 철수하게 되면서 진행했던 공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6.25전쟁을 일으킨 다음 인민군이 점령한 남한지역에서의 전체적인 당ㆍ정 업무를 지도 장악하기 위해 종전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대남연락부를 '서울 현지지도부'로 재빨리 개편했다.

물론 지도부 책임자에는 남한 사정에 밝은 남로당 지도부 출신의 이승엽을 임명하고 김응기를 부책임자로, 이주상과 방학세 등을 성원으로 임명하는 등 남한출신과 북한출신을 적절히 배합하였다.

6·25전쟁 개전 초기 북한군의 남침 행렬. 국방부
6·25전쟁 개전 초기 북한군의 남침 행렬. 국방부

◇정치공작대

6.25전쟁 시기 북한의 대남공작은 성시백과 같은 특출한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 '정치공작대'라고 하는 조직에 의존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 초기 북한은 인민군이 점령한 남한의 '해방지역'에 노동당 조직 재건과 인민정권기관, 사법검찰기관, 내무기관 및 사회단체들을 새로 조직하거나 재건하는 한편 인민위원회 선거와 토지개혁 등을 실시하는 등의 공작을 추진하였다.

이를 위해 전쟁 전에 이미 정치적 역량이 뛰어난 간부들로 정치공작대를 조직해 일정한 교육을 시킨 다음 남침하는 북한군의 후속 부대로 점령지역에 파견하였다.

북한은 정치공작대를 조직할 때 이들이 남한지역에 파견되어 활동해야 하는 것만큼 우선 남쪽에 연고가 있는 남로당 출신 간부들을 선발하였다. 당시 북한에는 남한에서 공산당 및 좌익활동을 하다가 수사당국의 수배령이 내려 활동이 불가능하거나 여타 이유로 월북한 남로당 출신 간부들이 많이 있었다.

인민군 서울 점령후 새 이름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곧이어 임시 인민위원회가 구성된다.
인민군 서울 점령후 새 이름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곧이어 임시 인민위원회가 구성된다.

이들 가운데는 소련 고급당학교 등에 유학 가서 공부하고 있던 간부들도 있었고 북한의 각급 기관에서 간부로 일하거나 대남공작부서의 간부로 활동하는 사람도 적지 않게 있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중앙당학교와 정치아카데미 등에 입학해 공부하고 있던 인원도 있었다. 북한은 각 기관의 간부로 활동하거나 소련 유학 및 간부양성 기관에서 공부하던 남로당 출신 간부들을 정치공작대로 선발한 다음 그들의 수준과 능력 등을 감안해 도당위원장이나 도인민위원장, 시ㆍ군급 당위원장 및 인민위원장 등으로 임명해 출신 지방에 파견하였다.

또한 정치공작대에는 북한 출신 간부들도 선발하여 포함시켰다. 북한 출신 간부들의 경우에는 그동안 노동당과 행정기관 등에서 간부로 활동하고 있던 능력 있는 대상들을 선발해 정치공작대에 포함시켰다.

남조선노동당 간부들
남조선노동당 간부들

◇북한 출신 간부들이 남로당 출신 견제

이들에게는 북한군이 점령한 남한지역의 각 도ㆍ시ㆍ군 단위 노동당 또는 인민위원회 부책임자(부위원장)로 임명해 파견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 출신 간부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는 한편 책임자(위원장)로 임명한 남로당 출신들을 감시 견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사법검찰, 내무기관에서 일하고 있던 북로당 출신들을 점령지역의 각 도ㆍ시ㆍ군 사법검찰, 내무기관의 부책임자로 임명해 파견하고 북한지역의 민청, 직업동맹, 농민동맹 등 근로단체 조직 간부들도 점령지역의 해당 단체 부책임자로 임명해 파견했다.

아울러 각급 인민위원회 선거와 토지개혁 등 민주주의개혁을 지도 방조하기 위해 각 도ㆍ시ㆍ군ㆍ면 단위에 정치공작대를 파견하여 선거와 토지개혁 등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물론 점령지역의 각 도ㆍ시ㆍ군 단위 인민위원회 및 민청, 직업동맹, 농민동맹 등은 해당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새로 조직하거나 구성하고 거기에서 위원장을 선출하도록 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북한지역 내 당기관, 인민정권기관, 교육 및 언론기관 간부들로 정치선전공작대를 조직해 점령지역의 각 도ㆍ시ㆍ군 단위에 파견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배워주고 북한체제와 토지개혁의 우월성 등을 선전하는 등 정치선전선동을 전개하도록 하였다.

북한군의 서울 점령을 상징하는 중앙청에 게양된 인공기
북한군의 서울 점령을 상징하는 중앙청에 게양된 인공기

◇이승엽의 서울지도부와 박헌영

이와 같이 복잡하면서도 중요한 작업들이 단기간 내에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북한이 전쟁에 대비해 사전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했는지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이러한 사전 준비와 조치를 취한 북한은 6월 28일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하자 이승엽을 서울시 인민위원장 겸 서울 현지 지도부 책임자로 임명해 파견하는 동시에 미리 조직해놓았던 정치공작대도 각 지역에 파견하였다.

아울러 박헌영에게는 서울 현지에 들어가 이승엽의 서울지도부를 장악 지도하라는 과업을 주었다. 이에 따라 박헌영은 7월 3일 밤 서울에 은밀히 잠입해 중앙청 뒤편 민가에 거처를 잡고 이승엽을 중심으로 한 서울 지도부를 장악하였다.

이승엽의 서울지도부(일명 노동당중앙위원회 현지지도부)를 장악한 박헌영은 점령지역에서의 당ㆍ정ㆍ사회단체 조직재건을 비롯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였다.

yj@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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