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해 2,710선으로 장을 마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65포인트(1.22%) 내린 2,713.43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9.6원 오른 1,21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해 2,710선으로 장을 마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65포인트(1.22%) 내린 2,713.43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9.6원 오른 1,21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를 돌파했다. 단기적으로는 1250원 선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9.6원 오른 달러당 121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215.8원을 기록한 2020년 6월 22일 이후 최고치다.

1210원 선이 무너지면서 곧장 1220원까지 환율이 오를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와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며 "4일에도 장 막판에 역외 달러 매수 물량이 쏟아져 환율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환율이 오르내리는 상황인 만큼 전망치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면서 "원화의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이라 환율 상단을 1220원까지 열어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250원 선까지 뜀박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심각해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주식 58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율에 민감한 매매 행태를 보인다. 달러를 들고 와서 원화로 바꿔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매수 후 원화가치가 상승해야 주식을 팔았을 때 더 많은 달러로 바꿔갈 수 있어 투자 수익률이 올라간다. 하지만 환율이 오르면 역(逆)의 프로세스를 거쳐 국내 금융시장을 떠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이슈는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극적인 타결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서방 국가들의 추가적인 제재 과정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회담이라는 상황이 병행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금융시장 내 투자심리를 계속해서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양적긴축을 예고한 것도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오는 15~16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지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고 양적긴축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양적긴축과 관련한 ‘동향 보고서’에서 "이달이나 오는 5월에 열릴 FOMC에서 월간 양적긴축 규모와 긴축 관련 채권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 외국인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덩달아 달러가치도 뛰게 된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20년 3월 19일 달러당 1285.7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지금 환율이 그 당시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단기적으로 1230~1250원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10원의 저항선이 뚫리면서 1230원까지 상승하고, 이어 1250원 선까지 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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