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스라 CEO.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테스라 CEO. /로이터=연합

미국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창업자를 비롯한 내부관계자들이 올해들어 역대 가장 많은 액수인 총 690억 달러(약 81조5천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방송은 1일(현지시간) 인사이더스코어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29일 현재 이같이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 10년간 평균치보다는 79% 급증했다.

가장 많이 주식을 판 사람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 테슬라 주식 100억 달러 이상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아마존 주식 99억7천만 달러를 팔아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월마트를 창업한 월턴가(家)가 61억8천만 달러,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가 44억7천만 달러를 각각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위부터 4위까지 ‘슈퍼 매도자’의 매도량이 전체 내부자의 37%에 달했다.

매체는 매도의 이유로, 상당수는 불법 내부자 거래 의혹을 피하기 위해 사전 계획대로 주식을 매각하도록 규정한 10b5-1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꼽았다. 또한 세금부과에 대한 우려로 CEO와 창업자들이 대량 매도하게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이 가진 회사 주식의 절반에 가까운 2억8천500만 달러어치를 팔았는데, 내년 1월 1일부터 7%로 부과되는 워싱턴주 자본이득세를 고려하면 2천만 달러의 세금을 아낀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주 세금을 고려할 때 베이조스 창업자 역시 최대 7억 달러를 절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이에 1일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본사를 공식 이전했다. 웨드부시증권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공장 기가팩토리 본사 직원 1만 명 중 일부는 팰로앨토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을 테지만 오스틴의 생활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직원 상당수가 텍사스로 이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텍사스가 주민에게 개인 소득세를 물리지 않는다면서 "캘리포니아와 비교해 세금 혜택이 막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제 매체 인사이더는 머스크가 집과 사업체를 텍사스로 이전함에 따라 절약하는 세금이 25억 달러(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 본거지도 텍사스다.한편 민주당이 ‘슈퍼 리치’를 상대로 증세를 추진하고 있어 연방 세금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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