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미국 달러와 유럽연합(EU) 유로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미국 달러와 유럽연합(EU) 유로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미국 달러와 유럽연합(EU)의 유로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이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의 몸값은 오르는 반면 이번 사태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유로의 가치는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의 실물 경기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유로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 정보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8.2로 전월의 58.7보다 하락했다. 구매관리자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업황의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지난주 98.92까지 올라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유로 가치는 지난주 1유로당 1.10달러를 밑돌아 2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영국의 파운드 가치도 지난주 달러 대비 1.3% 하락했다.

유로는 7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장 초반 1.0864달러까지 내렸다. 또한 스위스 프랑 대비로는 유로화 페그제가 폐지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1프랑을 밑돌았다. 페그제는 특정 국가의 통화에 자국 통화의 환율을 고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과 미국 국채,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달러는 준비통화로서의 위상 덕분에 궁극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어 현재와 같은 혼란한 시기에 투자자들은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준비통화란 금과 더불어 대외지급을 위한 준비로서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통화를 말한다.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달러 강세는 이미 시작됐으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달러 투자가 과열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다만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가치를 떨어뜨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금융 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매출액 가운데 40%가량은 해외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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