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9)
(좌승희)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9)
  • 더 자유일보
  • 승인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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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는 좌승희 박사의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2018년 2월 기파랑 출판)⟫을 연재합니다. 자유일보 애독자들에게 대한민국 경제의 본질적 고질적 병폐인 저성장과 양극화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9>자유시장은 경제발전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균형발전은 불가능하다

제1장 저성장과 양극화의 원인; 자본주의가 문제인가

제2장 경제발전의 일반이론: 자본주의 경제발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

1. 자본주의 복잡경제의 발전: 신상필벌의 공정한 경제적 차별의 산물

2. 경제발전의 원리: 시장·정부·기업의 삼위일체 경제발전론

3. 주류 경제학과 마르크스와 ‘일반이론’의 경제세계관

4. 자본주의 경제발전을 위한 이념

5. 경제발전의 열 가지 신화와 진실

이상의 자본주의 경제발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이제 그동안 너무나 당연시해 온 경제발전에 대한 잘못된 신화들을 불식하고자 한다. 경제학계는 물론 정치인, 지식인, 일반인 들의 의식과 생각 속에 뿌리박은 몇 가지 신화를 짚어 보기로 하겠다.

1) 경제발전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과실(果實)이다?

경제학은 이미 지적한 대로 자본, 노동, 기술만 있으면, 그리고 자원만 있으면 누구나 이룰 수 있는 것처럼 가르친다. 생산요소만 잘 준비해 주면 시장이 알아서 경제발전을 가져다주는 것처럼 가르친다.

그러나 경제발전은 쉽게 얻기 어려운 대단히 희귀한 현상이다. 삼위일체 발전론은 이러한 발전의 희귀성의 원인이, 경제발전은 시장, 기업, 정부의 신상필벌의 차별화 기능의 교집합 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에 있음을 밝혔다. 어느 한 주체라도 이 원리에서 벗어나면 아무리 많은 자원을 보유해도 경제발전은 어렵게 된다.

자료 연합뉴스
자료 연합뉴스

2) 경제발전은 균형발전이어야 한다?

2차대전 후 신생독립국들의 경제발전 문제를 고민하면서 태동한 주류 경제발전론은 그 시작에서부터 ‘평등의 이념 속의 균형발전’이 경제발전의 당위인 것처럼 가르쳐 왔다. 그래서 경제발전은 균형발전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신화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삼위일체 발전론은 발전은 원천적으로 기울어진 현상(lopsided affair)임을 보여 주고 있다. 차별화, 불평등은 경제발전의 필요조건이며 평등은 발전의 안티테제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발전은 동반성장하지만 같아지지 않는 과정이다.

3) 자유시장은 경제발전의 만병통치약이다?

최근 시장 중심의 주류 경제학과 신자유주의 이념, 그리고 신 제도경제학이 결합하면서 만들어 낸 워싱턴 콘센서스 등의 시장 중심 사고는 자유시장을 마치 경제발전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가르친다. 마치 사유재산권과 경제자유만 주어지면 모든 나라가 다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것처럼 오도한다.

오늘날 사유재산권이 없는 나라가 거의 없고 후진국 경제발전 전략으로서 분권화와 시장화, 정부 역할 최소화를 내건 서구식 시장경제 제도를 수입하지 않은 후진국들이 거의 없지만, 20세기 이후 경제발전은 여전히 희귀한 현상으로 남아 있다. 더구나 가장 선진화된 시장경제 국가들이 겪는 장기 저성장과 경제양극화 문제 또한 시장 중심 사고에 대한 큰 도전이다. 도대체 시장은 다 어디 갔는가? 그뿐 아니라 사유재산권은 물론 경제적 자유마저도 불충분한 상태에서 일어난 중국의 30년 넘는 초고속성장은 20세기 최대의 불가사의이다.

삼위일체 발전론은 시장은 인류가 터득하고 발전시켜 온 경제생활의 중요한 장치이지만 이것만으로 경제발전은 쉽지 않다고 했다. 시장은 항상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자유시장은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중국 초고속성장 GDP 성장률
중국 초고속성장 GDP 성장률

4) 정부는 악인가 선인가

주류 자유시장 중심 사고는 정부를 악에 가깝다고 가르쳐 왔다. 물론 친정부 사고는 역으로 선에 가까울 수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논리적으로 큰 설득력은 얻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시장 대 정부 논쟁은 흑백논쟁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주류 경제학은 이따금의 정부 개입이 시장 친화적이면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개입이 진정 시장 친화적인지 분명하지 못하다. 평등주의 이념은 정부가 시장의 결과에 반대로 개입하여 경제불평등을 해소해야 균형발전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산업정책 논자들 중에는 정부가 시장 신호에 역행해서 개입해야 한다고 하는 이도 있다. 모두 다 단편적 시각을 못 벗어나고 있다.

삼위일체 발전론은 정부가 시장의 강점인 차별화 기능을 따라 실천할 때만 선일 수 있다고 가르친다. 정부는 악일 수도 있으나 시장과 마찬가지로 불완전할 뿐이다. 정부와 시장 모두 신상필벌의 차별화 기능을 수행해야 발전에 가까이 갈 수 있다. ‘시장이냐 정부냐’의 선택이 아니라, 모두가 다 필요하다.

5) 기업은 본이론 말고 부록에서나?

주류 경제학은 기업을 자본, 노동, 기술로 분해해 버림으로써 경제 기본이론에서는 빼 버리고 부록에서나 가끔씩 경제발전에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다른 모든 경제발전 논쟁에서도 기업은 주역이 아니다. 하이에크나 미제스나 자유시장주의 주창자들도, 심지어 창조적 파괴의 주체로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던 슘페터마저도 기업가는 얘기하지만 기업이라는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은 언급하지 않는다. 주류 경제학처럼 개인 경제주체의 하나로서 기업가를 얘기할 뿐, 모든 자원을 묶어 창발을 이끄는 현대식 기업조직의 의미나 중요성은 별로 강조하지 않는다.

삼위일체 발전론은 기업이 없으면 발전이 정지될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기업을 자본주의 경제발전 모형의 필수 요인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기업이 경제발전에 중요하다고 부록에서 주장하는 것과, 본이론에서 기업 없이 경제발전이 가능하지 않음을 체계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기업의 역할을 보는 관점에서 볼 때 전혀 차원이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기 바란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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