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12)
(좌승희)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12)
  • 더 자유일보
  • 승인 2018.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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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는 좌승희 박사의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2018년 2월 기파랑 출판)⟫을 연재합니다. 자유일보 애독자들에게 대한민국 경제의 본질적 고질적 병폐인 저성장과 양극화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12>권위주의든 민주주의든 차별화 전제로만 경제발전 가능

제1장 저성장과 양극화의 원인; 자본주의가 문제인가

제2장 경제발전의 일반이론: 자본주의 경제발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

제3장 정치경제체제 유형과 경제발전의 역사적 경험

1. 정치경제체제의 이론적 분류

2. 정치경제체제와 경제발전의 역사적 경험

차별화권위주의(BX)

후진국의 경제도약(캐치업, catch-up)은 주로 차별화권위주의 하에서만 관찰되며, 사회민주주의 후진국이나 사회주의적 후진국의 경제도약은 불가능했다. 따라서 저개발경제의 캐치업 단계에서 발전 친화적인 정치경제체제는 제한적 민주화 하의 권위주의적 정치체제와 신상필벌의 경제적 차별화 원리에 따른 엄격한 차별화 시장경쟁체제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차별화권위주의형 정부의 시장 개입은 시장의 차별화 기능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의 차별화 기능을 더 강화하여 ‘경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우대함으로써’ 경제적 수월성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와 국민성을 키워 내야 한다. 물론 이를 통해 시장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 정부가 차별화 원리를 실천하는 한 정부의 역할 증대가 경제발전에 해가 되지 않는다. 시장성과에 따른 차별적 지원을 통한 기업의 육성이 시장의 선택과 경쟁 촉진 기능을 확대하고 경제발전의 캐치업을 가속화시키는 수단이 된다. 기업의 육성, 금융지원 정책은 철저히 시장성과에 따라 경제적 차별화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여기서 권위주의적 정치체제는 ‘경제적으로 열등한 성과를 우대하려는’ 민주정치의 속성이 시장경제 운영에 제약이 되지 않게 ‘정치를 경제화’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일종의 필요악)이지, 국민의 인권이나 일상 경제생활의 자유를 구속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오히려 경제도약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1; 이전까지는 정치체제를 A와 B, 경제체제를 C와 D로 각각 분류했으나, 정치 분류와 경제 분류가 별개임이 잘 드러나도록 본서에서는 경제체제를 C, D 대신 X, Y로 나타내기로 한다.
1; 이전까지는 정치체제를 A와 B, 경제체제를 C와 D로 각각 분류했으나, 정치 분류와 경제 분류가 별개임이 잘 드러나도록 본서에서는 경제체제를 C, D 대신 X, Y로 나타내기로 한다.

오늘날의 서구 선진국들도 모두 산업혁명기 이러한 정치경제체제 조합 하에서 산업화 도약을 이루었다. 영국의 산업혁명, 미국의 영국 캐치업, 프랑스나 독일 등의 캐치업, 일본의 메이지유신, 이 모두가 철저한 부국강병 혹은 기업부국 패러다임에 입각한 신상필벌의 경제적 차별화 전략으로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면서 산업화에 성공하였다. 최근의 경험으로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의 덩샤오핑 이후 30여 년, 한국의 개발연대 경험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한국과 중국이 흥미로운데, 한국은 서구와 일본의 도약 경험을 무임승차하여 기업부국 패러다임 하에 정부에 의한 철저한 신상필벌의 차별화 수출육성정책,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새마을운동 등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특히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농촌사회 의식개혁 운동으로 출발하였으나, 신상필벌의 경제적 차별화 전략을 원용하여 ‘성과 있는 마을은 지원하고 성과 없는 마을은 운동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마을 간의 경쟁의식을 북돋아 잠자는 농촌을 깨워 농촌개발 경쟁에 몰입시킬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게으르고 남 탓하던 농촌 의식을 수년 만에 ‘하면 된다’는 자조의식으로 개조하고 나아가 농촌 개발에도 획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새마을운동은 성과에 따른 차별화 전략으로 의식개혁과 동시에 농촌경제 발전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한국을 무임승차하여 사회주의 경제체제 하에서도 정부에 의한 강력한 관치(官治) 차별화를 통해 법가의 신상필벌을 실천하고 선부론 사상을 앞세워 동기부여와 경쟁을 강화, 촉진함으로써 순수 자본주의 경제보다도 더 강력한 기업의 성장과 발전의 유인을 창출하여 30여 년간의 놀라운 경제도약의 기적을 만들어 내었다. 오늘날 중국은 『포천(Fortune)』 500대 기업 보유에서 미국에 이어 2위로서 근래에 일본을 추월하였으며, 한국은 십수 년 동안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차별화(시장)민주주의(AX)

차별화민주주의는 민주주의 하에서도 경제적 차별화를 손상시키지 않음으로써 경제적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정치경제 조합이다. 많은 선진국들이 한때 이러한 조합 하에서 경제성장의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2차대전 이후 대부분 포퓰리즘화하는 민주주의의 속성과 더불어 이미 앞에서 언급한 대로 사회주의 체제와의 체제경쟁 속에서 오늘날 대부분 평등민주주의 체제로 전락하였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어느 정도의 성장을 하는 미국, 독일, 영국, 호주 등의 아주 일부 선진국들만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사회민주주의 국가들 중에서도 신상필벌의 적극적인 기업육성전략으로 기업 부분의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기업부국 패러다임을 실천하고 있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구 일부 국가들은 이러한 체제에 해당한다. 특히 복지국가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스웨덴은 1990년대 몇 번에 걸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복지제도를 철저한 신상필벌의 차별화 인센티브 복지제도로 개혁하고 그동안 유지해 온 강력한 기업육성전략을 유지함으로써 안정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스웨덴은 20세기 초반부터 슘페터 식의 기업육성과 대기업의 국유화를 통한 사회주의화 전략을 추구하였으나, 1970~80년대 사회주의의 몰락을 보면서, 그리고 1990년대 금융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과감하게 복지제도를 시장 친화적으로 개혁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서는 좌승희(2008) 참조.

평등(사회)민주주의(AY)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는 1인 1표의 민주주의의 속성상, 정치적 평등을 넘어 경제적 평등을 추구하게 되는 경향이 높다. 후진국에서 경제적 차별화 전략으로 도약을 이룬 나라들이 민주화를 이루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면 대체로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수정자본주의, 사회민주주의 체제로 변질되어 왔다. 과도한 복지와 이를 지탱하기 위한 높은 누진세 부과 등 인위적인 경제평등을 추구하면서 개인과 기업의 성장 유인을 저상시킴으로써 장기 성장정체와 이로 인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누증 등으로 저성장·양극화와 재분배 강화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전후 이 체제를 경험했거나 여전히 이 체제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적지 않은 후진국들도 선진국들로부터 수정자본주의, 사회민주주의를 이식받아 이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경제적 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예외적으로 인도가 지난 십 수 년 동안 전후 60여 년의 후진국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브라질은 룰라 다 실바 시대 변신의 가능성이 보였으나 지금 또다시 어려운 과거 상황으로 회귀하고 있다. 또한 사회주의로부터의 체제 전환국들의 경우도 중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이러한 평등주의 정치경제체제 하에서 도약에 실패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1970년대 서구식 사회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여 내발적 균형발전과 서구식 복지제도를 전면 도입하면서 전 사회가 균형의 이념 하에 ‘일본열도 개조’에 매달리면서 부동산 버블을 자초하고, 반기업적 정책과 대도시 성장규제 정책 등으로 경제 역동성 하락에 직면하였다. 이것이 ‘잃어버린 20년’의 시작임과 동시에 현재진행형이며, 아직도 평등주의적 정치경제체제를 못 벗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차별화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뤘지만 이미 앞에서 지적한 대로 1980년대 말 이후 급속도로 평등민주주의 체제로 빠져 20~30년간의 반 신상필벌과 반 차별화 정책체제 하에서 성장의 유인을 잃고 오늘날 2퍼센트대의 저성장과 분배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성장억제 정책과 중소기업에 대한 획일적 지원정책이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의 성장동기를 앗아감으로써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한국은 개발연대 일본의 성공한 전략을 나름 성공적으로 복제하였으나 공교롭게도 개발연대 이후 일본의 망하는 패러다임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평등권위주의(BY)

정치적 권위주의나 독재가 경제적 차별화를 무시하거나 이에 반하는 평등주의 경제체제를 취하면 최악의 정치경제체제 조합이 된다. 전제군주 하의 농경사회와 같은 착취적 체제나 공산당 일당독재의 사회주의 체제가 그러하고, 포퓰리즘으로 유지되는 장기집권 권위주의 정권이 그러하다. 오늘날 일부 아프리카 국가, 남미 일부 사회주의 표방 국가도 유사한 경우이다.

물론 북한은 이 체제의 극단적인 형태라 해야 할 것이다. 장기 성장 정체와 동시에 소수의 집권층을 제외한 모두가 가난한 평등사회, 즉 극단적인 1퍼센트 사회가 이 체제의 결과이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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