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우려.. 美-나토 동맹전선도 균열 조짐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자전거 탄 남성이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된 아파트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2주 차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에 완전히 포위된 마리우폴을 필사적으로 지키고 있다. /AP=연합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자전거 탄 남성이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된 아파트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2주 차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에 완전히 포위된 마리우폴을 필사적으로 지키고 있다. /AP=연합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 이어, 러시아군이 장악한 자포리자 원전에서도 핵물질 상태를 점검하는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통신이 두절됐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 원전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통신이 끊어진 원인이 아직 명확치 않으나, 우크라이나에서 운영 중인 다른 원전 3곳 등 기타 핵 시설로부터의 데이터 전송은 차질 없다고 전했다.

"두 곳엔 많은 양의 핵물질이 사용후핵연료나 신규핵연료 등 형태로 존재한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지난 4일 러시아군은 단일 단지론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을 교전 끝에 장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핵시설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3자회담을 요청한 상태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전선에 균열도 감지된다. 폴란드가 자국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그(MiG)-29 전투기 28대를 미국에 이전, 미국이 F-16 전투기를 폴란드에 제공하자고 제안하자 너무 위험하다며 미국이 이날 거절했다. 러시아가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유였다.

우크라이나는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달라고 간청해왔지만 서방에 외면당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산부인과와 어린이병원 등 민간 시설에 대한 러시아군의 폭격이 있었다. 러시아군에 포위당한 마리우폴에서 현재까지 최소 1170명의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 중심부 묘지에 숨진 주민들이 집단 매장되고 있다는 AP 보도도 있었다.

서방이 전투에 적극적인 참여를 꺼리는 가운데 피해가 나날이 커지는 중이다. 독일이 유럽연합(EU)의 러시아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제재 확대를 막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6일 "나토 가입을 위해 무릎 꿇고 구걸하는 나라의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나토는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논쟁적인 사안으로 러시아와 대면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립국가로 인정한 친러 영토 2곳(돈바스 지역)에 대해서 타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136억달러(약 16조7000억원) 규모의 군사·인도주의·경제 지원안을 마련하고, 국제통화기금(IMF)도 긴급자금 16억달러(약 1조9600억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백악관 요청액의 2배로, 미 공화당까지 가세해 ‘초당적 지지’를 얻으면서 가능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때만 해도 우크라이나를 범죄 집권층과 불법적인 정치인에 의해 운영되는 국가로 치부했던 공화당 내부 기류가 급변했다.

과거 공화당이 바이든 부자(父子)와 과거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의 유착설을 제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부자에 대한 수사를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군사원조와 연결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소추를 당한 바 있다.

미 공화당까지 우크라이나 지지로 돌아서자, 확전을 부른다는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두 정당으로부터 나오는 정책들이 핵무장을 한 러시아와의 분쟁으로 번지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한다." 댄 캘드웰 스탠드 투게더 외교정책 부의장의 지적이다. 

러군 포격 희생 우크라 민간인 시신 집단매장. 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위 공격이 자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에서 희생된 민간인 시신이 집단매장되고 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 침공 이후 이날까지 최소 1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AP=연합
러군 포격 희생 우크라 민간인 시신 집단매장. 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위 공격이 자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에서 희생된 민간인 시신이 집단매장되고 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 침공 이후 이날까지 최소 1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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