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韓-美, 북핵 긴밀 공조" 기시다 "韓 새 정권과 대화 원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전화통화로 승리를 축하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통화에서 두 사람은 인도·태평양의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의 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강조했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도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약속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미 동부 시간으로 10일 이뤄질 예정이던 양국 정상의 통화가 미국 측 요청으로 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선을 환영한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번영에서 건전한 한일관계는 불가결하다. 윤 당선인과 전화 회담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쌓아온 한일우호협력을 기반으로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이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 2015년 ‘위안부 합의’로 한일 간 역사문제는 일단락됐다고 보는 게 일본 측의 일관된 입장으로, 기시다 총리는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을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약속을 일방적으로 깼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건전한 관계를 되찾도록 신임 대통령 및 정권과 긴밀히 의사소통을 하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금후 새 정권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화를 하고 싶다"는 게 기시다 총리의 입장이다. 일본 언론도 한국에서 5년 만에 보수정권이 탄생하게 됐다며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는 "불만에 찬 유권자가 1987년 이후 가장 치열했던 승부에서 윤석열의 당선을 도왔다", "북한에 더 강경한 자세, 미국엔 더 강력한 동맹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발언을 소개하며, 새 정부 출범 후 한반도 정책의 변화를 예상하기도 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 여권 내 미투사건 및 부패스캔들에 유권자들이 분노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핵 야망과 중국 부상에 직면해 한국의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줄 수 있는 보수 정당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제·세금·부동산·북한·외교정책·젠더 등 정책 파트별로 나눠 소개하면서 "윤 당선인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정책의)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정기적인 안보 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미·중 대결 내지 전략경쟁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안정을 어떻게 확보할지,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난제를 마주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한국의 노력에 대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윤 당선인이 고조되는 반중 정서를 활용했고 동맹인 미국과 더 밀착할 것임을 공약했다"는 것,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북한·중국에 기울어지면서 수십 년 이어진 한미동맹을 약화시켰음을 비판해왔다"는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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