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저주 토끼’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

박상영(오른쪽)·정보라 작가. /연합
박상영(오른쪽)·정보라 작가. /연합

박상영(34)과 정보라(46) 등 한국 작가 2명이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The International Booker Prize) 후보에 나란히 올랐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부커재단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과 정보라의 ‘저주 토끼’(Cursed Bunny)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롱리스트) 13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작가 작품이 동시에 이 부문 후보에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경쟁작은 201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 여성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야곱의 책들’(The Books of Jacob), 2017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이스라엘 작가 데이비드 그로스만의 ‘모어 댄 아이 러브 마이 라이프’(More Than I Love My Life) 등이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며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1차 후보로 롱리스트 13편을 발표한 뒤 최종 후보인 쇼트리스트 6편을 선정한다.

올해 13편은 12개국에서 출간된 뒤 영어로 번역된 작품들로 최종 후보작은 4월 7일 발표되며 수상작은 5월 26일 가려질 예정이다.

앞서 소설가 한강이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으며 2018년에는 ‘흰’으로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2019년에는 황석영의 ‘해질 무렵’이 이 부문 1차 후보에 선정됐다.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창비·2019)은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을 비롯해 중단편 4편을 모은 연작소설이자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동성애자인 젊은 작가 ‘영’이 좌충우돌하며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출간 전에 영국 출판사 틸티드 액시스 프레스와 출간 계약을 맺어 관심을 모았다.

과학소설(SF) ‘저주 토끼’(아작·2017)는 SF와 호러 판타지 소설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보라의 소설집이다. 수록된 단편 10편은 악착같은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자 위로에 관한 우화들이다. 판권이 영국 출판사 혼포드 스타에 판매돼 영미판으로 출간됐다.

두 작품 모두 한국인 번역가 안톤 허(41)가 영어로 옮겨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홍콩, 태국 등지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안톤 허는 2018년부터 신경숙의 ‘리진’과 ‘바이올렛’, 황석영의 ‘수인’ 등을 번역했다.

부커재단은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부커상을 받은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의 출판사 틸티드 액시스 작품 3편이 올해 롱리스트 후보에 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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