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산업단지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촬영한 위성사진. 아조우해(아조프해) 연안 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으로 열흘 넘게 고립 상태에 있다. /EPA=연합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산업단지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촬영한 위성사진. 아조우해(아조프해) 연안 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으로 열흘 넘게 고립 상태에 있다. /EPA=연합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강화하자, 러시아가 "무기 공급시 호송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로 응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군수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2억 달러(약 2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승인했다. 지난달 3억5000만 달러(약 4300억 원) 규모의 군사장비 지원 발표와 그에 따른 대전차 무기 및 탄약 등의 제공에 이어지는 결정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안보 원조는 작년 1월부터 12억 달러(약 1조4800억 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했던 2014년 이후부터 치면 32억 달러(약 3조9000억 원)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최전선 방위군을 지원하기 위해 대전차·대공 시스템·소형무기 등을 즉각 제공하겠다." 미 당국자의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과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런 무기들이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무기 재고에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으로 무기가 전달되는 과정에 공격을 가해 무산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날 국영 채널1 TV에 출연해 휴대용 방공 미사일·대전차 미사일 등의 무기를 예로 들며, "미국 주도 아래 일부 국가의 무기가 대량으로 우크라이나에 건네지는 것은 위험한 움직임일 뿐만 아니라, 그 수송 행렬을 합법적인 공격 목표가 되게 하는 행위"라며 강력 경고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서 25㎞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했다. 키이우 남쪽 도시 바실키우에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연료 저장소가 불탔고, 군 공항 활주로 또한 완전히 파손됐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도시 마리우폴과 체르니히우는 고사 위기에 놓였다. 12일째 고립 상태인 마리우폴에서만 1582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간인 피해에 관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양측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키이우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150㎞ 떨어진 체르니히우도 일주일 이상 포위상태에 있다. "점령자들은 헤르손 인민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 점령지역 헤르손 주의회의 세르게이 흘란 부의장이 로이터 통신에 전한 내용이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러시아가 지난 7일 열린 제3차 대면 협상 이후 화상으로 후속 협상을 진행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협상팀과 서로 최후통첩을 교환하기보다 구체적 사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 외국인 전투원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오히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에 따르면 민간인들이 자국 정부의 만류에도 의용군 신분으로 전장에 모여들고 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시리아 등지에서 시가전에 숙달된 용병들을 모집 중이라는 소식이다.

폭탄 맞아 불길 치솟는 우크라 마리우폴 아파트.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주거단지 내 한 아파트 건물이 러시아군의 폭탄에 맞은 뒤 불길이 치솟고 있다. 아조우해(아조프해) 연안 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으로 열흘 넘게 고립 상태에 있다. /AP=연합
폭탄 맞아 불길 치솟는 우크라 마리우폴 아파트.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주거단지 내 한 아파트 건물이 러시아군의 폭탄에 맞은 뒤 불길이 치솟고 있다. 아조우해(아조프해) 연안 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으로 열흘 넘게 고립 상태에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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