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김정식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고민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나아가야 할 몇몇 ‘진영의 스피커’들이, 대선까지 끝난 마당에 지난해 11월 경선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그들은 자신이 대중 앞에서 ‘경계해야 한다’라던 자들과 함께 자신이 몸담았던 진영을 공격한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윤석열 당선인의 배우자인 김건희 대표를 음해하던 유튜버들이 내놓는 음해성 자료들을 ‘팩트’라며 내놓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자신들이 ‘불의’라 외치던 후보에 투표하거나 지지 활동까지 하는 이상(異常)행동을 보였다. 경선 직후부터 그 결과를 부정하더니, 이제는 자신뿐 아니라 그들을 신뢰해온 대중들을 광기(狂氣)로 몰아가는 것이다.

그들이 공통으로 보이는 특징은 정치적 이념, 정치인을 선(善)과 악(惡)으로 재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만을 절대 선(善)의 존재로, 윤석열 당선인을 악(惡)인양 대중을 선동하고 있다. 심지어 그 주장이 사실에 의해 반박당할수록 자신을 ‘악(불의)과 맞서 싸우는 투사’ ‘진실을 꿰고 있는 성인(聖人)’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왜곡된 신념’을 차마 수정하지 못한 채 현실을 회피하거나 부정하는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자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문제에 대한 해답이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하듯, 보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방법은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들이 자꾸 논리적 오류에 부딪히는 이유는 ‘틀린 것을 옳은 것으로 보이도록’ 애쓰기 때문이다.

사실 그 원인은 ‘무조건 옳다고 생각했던 정치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면의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기에, 이들을 도와 다시 일으켜주고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정작 이들을 다독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건전하고 생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정치인은 자신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듯하다.

필자와 함께 활동했던 지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필자는 그들의 심리적 역동이 가라앉는 것을 기다리고자 한다. 하지만 그들이 대중에게 잘못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손 놓고 기다려 줄 수는 없다. 독자분들의 주변에도 이러한 사례가 있다면 그들이 고립·이탈하는 것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부딪혀 ‘현실을 직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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