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국민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부부가 무궁화대훈장을 스스로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 사람 훈장 제작비가 무려 1억3600만원이라니 모두들 속쓰림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부부는 어찌 그렇게도 국민들의 심정을 모를까?" 대통령들이 이 훈장을 받을 때마다 갖은 욕을 먹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염치도 눈치도 없다. 탄식이 절로 나온다.

무궁화대훈장은 현직 대통령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논란이 상당했다.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은 대통령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잘한 일이 있어 나라의 최고 훈장을 스스로 챙겨가느냐는 비판이 거셌다. 자기 칭찬을 꺼리는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

이를 의식했는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훈장은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막바지에 부부 서훈을 스스로 결정했다. 괜히 정의감이 있는 척하지만 챙길 것은 다 챙긴 평소 행태 그대로였다. 상훈법상 법을 고치지 않는 한 임기를 마쳐 버리면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도 나름 고민을 했을 것이다. 결국 문 대통령은 그대로 노 전 대통령을 따랐다.

무궁화대훈장에 크게 의미를 두지 말자는 의견도 있다. 대단한 공적을 세웠기에 주는 것이 아니라 거저 국가원수의 계급장 정도라는 것. 실패한 대통령이라도 거저 모양새만 갖춰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훈장’이라는 단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큰돈을 들여 만들어 줄 필요가 없다. 이 기회에 법을 국민정서와 현실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논란·시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 새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역설이다. 기분 좋게 줘서 보내자. 부부의 실패가 없었으면 정권교체가 안 됐을지도 모른다. 문 대통령의 좌파정책 실패에 덧붙여 가족·측근들의 부정부패도 정권교체 열망을 지피는데 한 몫을 했다. 그 공에 대한 보상으로 무궁화대훈장을 안겨주자.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는 격. 그렇게 생각해서라도 씁쓸함을 다스리길 국민에게 권유한다. 나라를 망쳤다는 대통령 부부가 억대 훈장까지 챙겨가는 모습을 보는 성난 민심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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